[학회탐방] 대한노년치의학회(The Korean Academy of Geriatric Dentist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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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탐방] 대한노년치의학회(The Korean Academy of Geriatric Dentistry)
  • 김정교 기자
  • 승인 2013.09.17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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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치의학은 치과계의 마지막 블루오션

 

▲ 이종진 대한노년치의학회장
▲ 이종진 대한노년치의학회장

“노인 위한 기본 진료차트 마련할 것”

 

의료기술의 발달로 고령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OECD 국가 가운데서도 고령화가 가장 빠른 나라다. 고령화는 노인들에게 생긴 치과적인 문제를 전신 건강문제로 키우기도 한다. 대한노년치의학회는 노인의 삶의 질 추구라는 근본적 문제에 대한 고민을 사회과학적으로 접근하기 위해 2004년 창립됐다. ‘노년과학은 사회과학’이라는 주장을 바탕으로 학회 성장을 이끌어 온 이종진 회장의 비전을 듣는다.
 

Q 대한노년치의학회 창립멤버인데, 학회를 설립한 이유는.
고령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이전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사회적 문제에 봉착했다. 그 중 가장 첫 번째 문제는 노인들이 저작하고, 먹고, 발음하는 것에서 생긴 문제점들이다. 이는 치과분야에서 해결해 줘야할 문제다. 임플란트든 틀니든 모두 동원해 노인이 밥을 먹을 수 있게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최근 다시 문제가 되고 있는 노인성 치아우식증, 즉 치아의 뿌리가 썩는 치근우식증에 대한 기초조사와 역학조사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이 분야의 통계자료가 전혀 없어 후진국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

세 번째는 노인이 되면 고집이 세지면서 생기는 노인 정신과 분야의 문제가 심각해진다. 전문가가 아님에도 자신의 고집대로 하려고 하고, 어금니 등 치아를 상실하면서 청각 기능에도 장애가 생겨 난청이 겹치게 되므로 대화와 소통이 되지 않는다.

이러한 세 가지 문제를 모두 합쳤을 때 이는 단순히 노인치의학이 아닌 사회과학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노인치의학을 넘어 덴탈 메디슨을 연구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학회를 창립했다.

 

▲ 대한노년치의학회 워크샵

Q 회장이 되신 후 중점을 두고 추진하는 일은.
우선 이사회를 총무와 기획, 학술위원회 등 3개의 총괄위원회 중심으로 바꾸고 각 위원장을 이사가 아닌 부회장으로 임명했다.

지난 5월 27일 서울대학교 치과병원에서 개최한 초도이사회에서 김경선 전 여자치과의사협회 부회장과 이성근 일산예치과 원장, 고홍섭 서울치대 구강내과 교수를 부회장으로 임명하면서 그렇게 했다.

세 명의 부회장을 중심으로 2년의 임기 동안 학회 발전을 위해 각 부서에서 추진할 사업들을 계획했으며 임원 워크숍을 통해 각 부서별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학회는 △각 대학 교과과정 개설 노력 △학회 차원의 고유한 교재 집필진 구성과 진행 △시니어 구강관리 전문가 과정 개설 △타 직종의 의료계통과 상호 추천제 시행 △정기검진의 생활화로 질병의 심화 방지와 건강유지 및 증진 등의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04년 이승우 고문과 함께 노년치의학회 설립을 주도한 후 지금까지 우리나라 치과대학·치의학전문대학원에 독립된 노인치의학과 신설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1979년 유학시절 해외 치과대학에는 노인치의학과가 독립적으로 설치돼 학생들에게 전문적인 교육을 시행하고 있었고, 1991년에는 전 세계 8개 치과대학에 노인치의학과가 설립, 운영됐다. 우리나라도 학생시절부터 노인치의학을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는 환경조성이 시급하다.

 

▲ 국제노년학노인의학회에 참석한 노년치의학회 관계자들

Q 현재 학회의 시급한 현안은 무엇인가.
노인을 위한 기본 진료차트를 마련하는 것이다. 엔도나 페리오처럼 부분적인 문제가 아니라 기본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메디컬 닥터는 혈액과 소변, X-ray 등을 기본적으로 시행하고 이 검사를 기반으로 질병에 대한 진단을 한다. 치과의사도 기본 검사항목으로 혈압 및 혈액검사와 뇨, 파노라마 X-Ray 등을 포함하는 항목으로 기본 진료차트를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시니어 구강관리에 대한 패러다임이 달라져야 한다. 우선 최근 사회경제학적 주체가 노인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요즘 유치원생의 가족조사 카드에는 부모 위에 조부모 항목이 따로 있을 정도로 노인의 역할이 중시되고 있다. 과거엔 용돈을 받던 존재가 요즘은 생활비를 책임지는 경제적 주체가 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고령화 속도가 빠른 대신 노인의 건강나이는 오히려 젊어지고 있다는 점도 중시해야 한다. 지난 6월 코엑스에서 열린 세계노인의학대회에서는 노인 나이에 0.7을 곱한 것이 최근의 건강나이라는 견해가 공식적으로 채택됐다. 60세라면 0.7을 곱해 42세로, 70세라면 49세로 건강나이를 보는 것이다.

과거 노인질환 중 치과진료는 전체의 5% 정도에 그쳤지만 최근 들어 10%까지 증가했다. 따라서 앞으로는 노인복지사 분야에도 치과인력이 참여해야 한다.

또한 서울대병원의 한 자료에서 보면 감염성 질환의 92%가 구강에서 원인이 돼 전신으로 퍼져 나간 것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감염성 질환 중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구강과 관련되는 것들로 심장에도 심내막염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노년치의학회 고령복지위원회에서 이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 학회 임원진

Q. 최근 임원 워크숍을 갖는 등 학회 발전을 위해 활발한 활동을 하고 계신데, 워크숍의 성과에 대해 설명해 달라.
지난 7월 13일 서울대치과병원 8층 1세미나실에서 임원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날 워크숍에서는 한림대고령사회연구소 임연옥 교수가 ‘노인과 대중매체’를 주제로 대중매체가 노인에 대한 편견을 주는 사회적 영향에 대한 유익한 강의를 진행했다.

이어 각 부서의 실무이사들이 임기 2년 동안 추진할 사업계획을 발표하고 질의응답을 이어갔다.
먼저 총무부는 학회의 지난 업무 현황에 대해 소개하고 각종 행사 진행 방향과 회원관리방안에 대해 발표했으며, 법제부는 법률적 지원에 관한 제반 업무와 노인 복지 시설관련 연구팀 구성 등에 대해 발표했다.

보험부는 임플란트 급여화의 진행상황에 대해 살펴보고 임플란트 보험 관련 제반사항에 대해 토의했으며, 기획부는 치과위생사 등에 대한 노인치의학 교육 강화와 외국 학회와의 교류 계획 등에 대해 발표했다.

아울러 학술부와 교육부는 2013년 추계 학술대회 개최 방안, 시니어 구강관리 전문가 과정 실행 계획에 대해서 발표하고 심도 있게 토의했다.

 

Q. ‘세계 노년학 노인의학 대회’의 Invited Presidential Symposium 중 하나를 주관했는데.
국제노년학노인의학회는 6월 23일부터 27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디지털 고령화: 노인 의료와 활동적 노화의 새로운 지평(Digital Ageing: A New Horizon for Health Care and Active Ageing)’을 주제로 제20차 세계노년학 노인의학 대회를 개최했다.

우리 학회는 이번 세계대회의 협력학회로서 메인 심포지엄에 초청을 받아 25일 ‘노년층의 구강건강과 삶의 질; Oral Health and Quality of Life in Old Age’를 주관했다.

이번 서울 세계대회에는 전 세계의 노인 노화 노인의학 전문가, 고령사회 대응정책 관계자, 서비스 현장 실무자, 고령친화산업의 관계자들이 유기적으로 연대하여 최근 연구 성과와 경험을 공유하며 고령화 사회에 대비한 전 지구적 교류의 장이 됐다. 따라서 이번 심포지엄 주관을 계기로 우리 치의학이 전체 노인 의과학에의 참여를 높이는 계기가 된 것으로 본다.
 

인터뷰를 마치며
내일이면 일흔이라는 이종진 회장은 얼굴도 의식도 팽팽했다. “노년치의학은 모든 치과학을 수용하는 치과계의 마지막 블루오션”이라는 이 회장은 “따라서 노년치과학을 통합치과학으로 잘 발전시켜 social economic의 주체인 노인, 그 노인사회에서 치과학의 진정한 기능을 잘 발휘해 환자의 소망까지 풀어줄 수 있는 학문으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특히 “임프란트학이 나오면서 엔도나 페리오 등 재래식 치료법이 많이 사장되고 있다”며 “이런 좋은 치료법을 버리고 발치를 해버리는 편의 위주의 진료를 지양해야 한다.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의 지혜를 살려야 한다”고 치과계를 향해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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