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임상] ‘치아이동’의 생물학적 고려
상태바
[교정임상] ‘치아이동’의 생물학적 고려
  • 심영석 원장
  • 승인 2015.11.10 10: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Biological Aspect of Tooth Movement

 

 

 

 

 

 

 

교정치료가 아니더라도 치아는 맹출하면서 움직임을 경험한다.
맹출 시 치아는 수직적인 움직임만을 경험하는데 이는 주변 조직들과 치근의 형성 등이 복합적으로 합해져서 일어나는 생리적인 현상이다(그림1). 일단 구강으로 나온 치아들은 저작력과 싸우기 위해 치근막의 (periodontal ligament) 도움을 받는다. 음식을 씹을 때 가해지는 저작력은 50kg까지 증가되지만 짧은 시간에 반복되는 힘이기에 건강한 치아라면 치조골과 치근막이 형성된 사이로 잠시 힘을 피했다가 다시 위치를 복원한다. 하지만 저작력이 1초 이상 지속된다면 치아는 생리적인 움직임을 넘어 periodontal fluid가 빠져나오면서 통증을 유발시킨다. 교정력이 가해질 때와 별반 차이가 없는 초기 현상이다.

 

치아가 어떤 이유에서든지 소실되고 나면 주변 치아들은 그 자리를 메우기 위해 스스로 움직이는데 이는 음식을 저작할 때와는 다른 ‘자가 움직임’이다(그림 2). 치아가 소실되면 치조골과 치은의 변형으로 인해 치아는 근심 쪽으로 교합이 맞물리는 방식으로 움직이면서 치간 사이를 재조정한다. 이 움직임을 주도하는 치근막의 두께는 0.5mm 정도이고 연골섬유는 (collagenous fiber) 치아의 cementum과 치조골의 lamina dura를 연결하고 있다. 교정치료에도 그 중요성이 언급되는 연골섬유의 방향은 뿌리 쪽으로 향하고 있고 나머지 공간들은 혈관에서 공급받는 액으로 채워져 있다. 세포들도 이 공간에 존재하는데 섬유를 만드는 fibroblast, 뼈를 만드는 osteoblast, 뼈를 없애는 osteclast, 치아의 cementum에 관계된 cementoblast/cementoclast 등이 각자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데, 교정치료를 위해서는 모든 세포들이 잘 반응해야 조직에 해를 끼치지 않고 생리적으로 치아를 이동시킬 수 있다(그림 3).

 

교정력으로 치아를 움직이고자 한다면 치근막은 필수적인 전제조건이다. 치근막은 부위에 따라 그룹으로 나눌 수 있으나 대부분의 경우에서는 각을 이루어 뼈와 접촉한다(그림 4). 치근막이 건강하다면 비록 신경이 치료된 죽은 치아라도 교정치료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치조골에 유착된 (ankylosed) 치아는 치근막이 존재하지 않기에 교정력으로는 치아를 움직일 수 없다. 최근 논문에 의하면 치아가 교정력을 받으면 치조골의 형태 변화로 piezoelectric 전류가 흘러서 주변 경조직의 변화를 유도한다고 한다. 교정력이 가해지고 piezoelectric 전류가 생기면 치근막도 변화를 시작하는데 1~2초 안에 치근막의 세포액이 새어 나오면서 힘을 받은 쪽으로 조직들이 눌려져 뇌에서 통증을 감지하게 된다. 교정치료의 관점에서 본다면 가해지는 교정력은 다분히 지속적이기에 최소의 힘으로 치아를 움직이는 것이 생리적으로 합당하며 이 힘은 5~10gm/㎠로 알려져 있다.

 

교정치료는 생리적 반응으로 치아를 움직인다. 이 과정은 생리적인 힘을 이용한 ‘ frontal 흡수’와 과도한 힘의 산물인 ‘undermining 흡수‘로 치아 움직임을 나누어서 생각해볼 수 있다. 교정치료에서 과도한 힘은 환자에게 통증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치주조직에도 해를 입힌다. 잘 알려진 것처럼 과도한 교정력은 치아뿌리의 흡수를 초래한다. 치아뿌리는 과도한 교정력과 더불어 방향이 일정하지 않은 tipping 형태의 저글링 등에 약하다고 알려져 있다. 발치가 포함된 교정치료에서 loop 형태로 공간을 닫을 때나 라운드 아치와이어 상에서 강한 교정력을 사용하면 치아의 움직임은 tipping이 주가 되기에 주의를 해야하는 이유도 이런 생리적 현상을 고려했기 때문이다(그림 5). 특히 설측교정력은 일반 순측치료에 비해 제어하기가 어렵기에 더욱더 과도한 교정력이 가해질 수 있다. 체계적이고 이론에도 충실한 치료계획 아래 치주조직들이 건강한 상태로 설측치료가 진행될 수 있도록 아치와이어의 선택이나 역학적인 움직임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치근막이 늘어나고 줄면서 화학적 messenger들이 생성되기 시작하면 치아는 역학적으로 힘을 주는 방향으로 이동을 시작한다. 치아가 움직이는 방향으로는 osteoclast가 더 활발히 활동해서 뼈를 없애고, 반대 방향에서는 osteoblast가 공간에 뼈를 채워 넣는다(그림 6). 이 과정들이 순조롭고 생리적인 한도 안에서 일어난다면 치조골의 두께나 치은의 형태에 최소한으로 영향을 주면서 치아 이동을 완수할 수 있다. 라운드 아치와이어는 치료초기에 치아를 움직이려는 신호를 주기 위해서 사용된다. 치아장축의 각도를 조정하지 못하는 라운드 아치와이어로 역학적인 교정치료를 주관하려는 것은 위에서 설명한 뿌리흡수의 가능성을 증대시키는 치료방식임을 기억하자. 과도한 교정력은 ‘hyalinized zone’을 생성시켜 치아 이동을 더디게 만든다는 사실에 주목하면 치아가 잘 움직이지 않는다고 해서 더 강한 힘을 사용하는 치료방식은 잘못된 임상적인 접근임을 알 수 있다.

 

이번 호에 소개할 임상 케이스는 순측교정의 치료경험이다. 상악의 돌출을 주소로 내원한 여성환자는 골격적으로 심한 Class II 안모로 진단되었다(ANB: 7°). 심한 상악과 하악의 수평적인 차이로 인해 overjet도 8mm로 측정되었다(그림 7). 치료계획을 상악 제 1 소구치를 발거해 의도적인 full cusp Class II로 설정하도록 세운 경우이다(그림 8~10). 동일 환자의 치료 후 5년 뒤의 안모와 교합사진에서 보듯이 의도적으로 설정된 부정교합이라도 교합의 긴밀성이 기능에 부합될 경우에는 매우 안정적인 교합으로 유지됨을 알 수 있다(그림 11~13).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