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지먼트] 죽은 병원도 살린다는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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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지먼트] 죽은 병원도 살린다는 ‘마케팅’
  • 골든와이즈닥터스 김훈 마케팅 센터장
  • 승인 2016.02.05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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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과 마케팅 ❷

 

치과 병의원에 있어 ‘경영’이란 측면이 ‘임상실력’ 만큼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지 이미 오래다.
임상은 기본이고 스탭의 전문성이나 친절도, 인테리어, 입지, 이미지 그리고 단순 호감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요소들이 경쟁 요인으로 부상했다. 그리고 이를 알리기 위한 홍보와 마케팅이 필요하고 경영적 측면에서의 전략과 전술이 필요한 시대가 됐다. 이에 본지는 병원전문 컨설팅기업 골든와이즈닥터스(주)를 통해 ‘경영과 마케팅’ 이란 주제로 6회에 걸쳐 연재를 한다.

 

글 | 김훈 (골든와이즈닥터스 마케팅센터장)

결국, 성공의 열쇠는 원장님이 쥐고 있는 것입니다. 원장님 본인이 병원의 특성이나 장단점, 재원, 예산, 차별성 등을 먼저 정확하게 파악하고 환자가 내원을 하고, 진료를 받고, 차후 다시 내원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전 과정을 파악하고 있어야 합니다. 이 같은 전체 과정을 ‘마케팅’으로 보는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며, 현실적으로 적절한 목표 설정이 이루어져야 마케팅의 성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작은 배려가 병원의 첫인상 좌우
환자들은 병원 홈페이지, 버스 정류장, 버스 광고, 지하철 광고, 간판, 주변 사람의 추천, 주차장, 병원 위치, 직원들의 친절함, 원내 홍보물, 원장님과의 진료과정 등 다양한 접점에서 병원에 대한 첫인상을 평가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값비싼 인테리어가 아닐지라도 좋은 향기나 상쾌한 공기 같은 후각적 요소,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는 음악과 같은 청각적 요소, 눈이 편안한 조명이나 마음이 따뜻해지는 그림 같은 시각적 요소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여기에, 내원 환자의 동선을 고려한 편리한 구조라든가 화장실 내 핸드크림이나 핸드 타월을 구비한 센스, 홈페이지 내 알아보기 쉽게 표기한 오시는 길 표시, 그리고 보다 편리하게 작성할 수 있는 상담신청 포맷도 빼놓을 수 없는 덕목입니다. 시술이나 수술 관련 프로세스에 대한 자세한 설명글은 두말할 나위없이 당연한 요소인데, 어쩌면 이런 사소해 보이는 작은 배려와 고려가 병원의 첫인상을 좌우할 지도 모릅니다.

A치과에 대한 평가
“그 병원은 다 좋은데, 직원들이 불친절 하더라“
B치과에 대한 평가
“원장님이 친절하게 알려주면서 진료해서 좋아”

환자의 극단적 반응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예입니다. 사실, 환자에게 인식된 병원의 첫인상을 바꾸려면, 처음 마케팅 비용의 3~4배를 투자해야 합니다. 우리가 수 백 만원을 지불하고 구매하는 명품에는 상품의 원가가 수 백 만원이 아닌 명품이라고 인식하는 브랜드 가치, 즉, 수 백 만원을 지불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우리의 머릿속에 심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어느 동네마다 오래된 병원이 있습니다. 저 역시 초등학교 때 감기에 심하게 걸리면 항상 부모님이 데리고 가는 내과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그 지역이 재개발이 되어서 병원이 없어졌지만(지금 검색을 해보니 2009년에 문을 닫은 것으로 나오네요), 대학생이 되어 위가 아파 내시경을 받으러 갈 때도 저는 그 병원을 혼자 찾아가 검사를 받았습니다. 주변에 다른 최신 시설을 갖추고 인테리어를 화려하게 했던 내과가 많았지만 제 기억에는 항상 웃으면서 친할아버지처럼 저를 진료해주시던 원장님이 기억에 남아 있었는지 모릅니다.

초두효과(Primacy Effect)
오늘 말씀드리고 싶은 내용은 브랜드 심리학에서 자주 사용하는 초두효과(Primacy Effect)입니다. 처음에 경험한 기억의 흔적들이 머릿속에 강하게 남아서 그 후에 경험하게 되는 것들을 처음에 경험한 것 기준으로 평가하게 되는 효과입니다.
다음의 예를 보면 ‘초두 효과’를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A : 똑똑하고, 근면하며, 충동적이고, 비판적이
고, 고집이세며, 질투심이 강함
B : 질투심이 강하고, 고집이세며, 비판적이고, 충동적이고, 근면하며, 똑똑함.

사실, 이 두 문장은 순서만 다를 뿐 같은 문장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A의 성격이 훨씬 좋다고 느끼고 평가합니다. 바로 처음에 접했던 첫 줄의 단어가 A와 B의 인상 형성에 큰영향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A는 모범생과 같은 인상, B는 나쁜 사람 같은 인상을 받은 것입니다.
병원도 마찬가지입니다. 제 기억에 할아버지가 진료해주는 친절하고 편안한 병원이라는 ‘초두효과’가 작용하여 기억에 남았고, 이 때문에 대학생이 되어서도 그 병원에서 찾아가 진료를 받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빈발효과(Frequency Effect)
‘초두효과’의 반대는 ‘빈발효과(Frequency Effect)’입니다. 첫인상이 비록 좋지 않게 형성되었더라도, 반복해서 제시되는 행동이나 태도가 첫인상과는 달리 신뢰를 주게 되어 점차 좋은 인상으로 바뀌는 현상을 말합니다.
하지만, 첫인상에서 부정적으로 느낀 환자들이 ‘빈발효과’를 기대할 정도로 우리병원을 다시 방문할까요? 과연 우리 병원에 부정적인 첫인상을 만회할 기회가 있을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눈만 돌리면 치과 간판이고, 한 건물에도 몇 개씩의 치과가 입주해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아마도 기회가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할 듯합니다.
환자들은 한 번의 방문만으로 우리병원을 평가하게 됩니다. 마케팅은 환자가 병원의 브랜드를 접하고 병원을 방문해서 진료를 받고, 병원 문을 나가는 순간까지 계속됩니다. 한 번 형성된 첫인상, 즉 이미 각인돼 버린 인식을 쉽게 바꾼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병원에 대한 첫인상이 곧 그 병원의 이미지가 되고 평판이 되고 경쟁력이 됩니다.
이는 비단 그 환자만의 머릿속에만 심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입소문을 타고 퍼져 나가게 마련입니다. 환자에게 어떤 첫인상을 심어주고 싶은지를 고민하고 그에 맞게 전략적으로 포지셔닝하는 노력을 일관성 있게 해야 합니다.

‘의료 서비스’라는 인식의 전환
이제 병원은 ‘의료 행위’ 자체가 아닌 ‘의료 서비스’라는 개념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장조사전문기관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trendmonitor.co.kr)’가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병원 이용과 관련한 전반적인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병원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인은 ‘집에서의 거리(55.4%, 중복응답)’인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이는 병원에 대한 주변의 평판(37.3%)이나 대외적인 인지도(29.1%), 의사의 평판(25%) 및 인지도(21.7%) 등 병원과 의사에 대한 평가요소보다도 높은 수치입니다.
다른 편의시설과 마찬가지로 병원 역시 얼마나 쉽게 찾아갈 수 있느냐가 선택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과연 무엇을 말해주는 수치일까요.
한정된 지역이기에 부정적으로 전달된 이미지는 더더욱 회복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나쁜 소문일수록 더 빨리 그리고 더 멀리 갑니다.
이런 현실을 감안한다면 ‘초두효과’에 대한 중요성은 더욱 부각됩니다. 병원을 살리고 죽이는 요인은 어쩌면 우리가 생각했던 것 보다 거창한 것이 아닐 수 있습니다. 속된 말로, ‘죽어가는 병원’일지라도 이런 관점에서 ‘마케팅’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면 그 답도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을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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