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지먼트] 근시안적 태도를 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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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지먼트] 근시안적 태도를 버려라
  • 김동석 원장(춘천 예치과)
  • 승인 2016.07.07 1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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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한 조직경영③

 

▲ 김동석 춘천예치과 원장

‘경영’이란 관점에서, ‘효율적인 조직관리’는 여러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매우 중요한 문제다. 이는 치과 내 조직에서도 똑같이 적용되는 것으로 관리 여하에 따라 그 결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이에, 본지는 ‘스마트한 조직경영’이란 주제로 춘천예치과 김동석 원장의 글을 6회에 걸쳐 새롭게 연재한다.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에서 각 개인이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도록 방임하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사회 전체의 복리가 증진될 것이라 주장하였다. 그래서 그는 자유방임주의적인 고전 경제학의 기반을 마련한 인물로 평가 받는다. 본래 자유방임주의는 개인의 경제 활동의 자유를 최대한으로 보장하고, 이에 대한 국가의 간섭을 가능한 한 배제하려는 경제 사상 및 정책을 말한다.

사실 그가 주장한 자유방임이라는 ‘이기심’은 도덕적인 양심을 가지는 ‘초자아(超自我)’를 가지는 개인을 기본으로 한다. 하지만 현실 세계에서는 그 의미를 적잖이 왜곡했다. 인간의 이기심을 긍정하고 법과 도덕은 무시되는 이익을 중요시 하는 아주 현실적인 시장이 된 것이다. 눈앞에 당장 보이는 이익을 위해서라면 타인의 몫을 가로채서라도 이득을 올려 개인의 행복을 극대화 한다. 빼앗긴 사람은 당장은 억울하겠지만 이를 교훈 삼아 생존투쟁을 더 잘 견디게 되고 같은 방법으로 언젠가는 개인의 행복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현실은 당장 보이는 이익을 위해 움직인다. 바로 눈앞의 이익만을 보는 근시안적인 태도는 당장은 위기를 모면하는 것처럼 보이고 수익을 올리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과연 누가 얼마나 지속할 수 있을까?

 

단순한 수치로 모든 것은 왜곡된다
나는 주식을 거의 하지 않는다. 물론 안했던 것은 아니다. 손해를 보고나서 더 이상 하지 않는다는 말이 맞겠다. 근시안적 태도가 가장 잘 나타나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주식을 하는 내내 나는 오직 수익에만 목을 매는 무자비한 자본주의자였다. 기업을 평가하는 것은 오로지 수익이었다. 그 기업의 지속 가능성이나 철학을 알아보지 않고 인터넷 등을 통해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분기 수익 수치에만 관심을 가졌다. 수많은 주주들의 모습이 그렇다. 분기 수익을 하향 조정하는 기업은 주가의 하락이라는 처벌을 받는다. 주주와 최고 경영진들은 이런 처벌이 무섭다. 기업은 수행해야 할 다양한 일들 중 지극히 한정된 분야에서만 산출된 성적으로만 평가를 받는 경우가 많다. 경쟁자보다 훨씬 더 뛰어나야 주식시장에서 주목받는다.

물론 장기적인 안목으로 주식을 투자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주식시장에 매어있는 기업의 사장은 오로지 분기 실적만 관리하려 하고 주가를 끌어올리는 것에만 집중할 수밖에 없다. 주가를 떨어뜨리는 것은 어떻게든 막으려 한다. 결국은 단순한 수치로 자신의 기업을 바라보게 되고 거기에는 긴 안목의 기업철학은 점점 사라진다.

병원의 경영도 마찬가지다. 단기 수익에 열을 올리게 되면 한 시즌에 돈을 벌지 못하는 것이 불안해서 이런저런 이벤트나 할인을 일삼게 된다. 결국 장기적으로는 병원의 경영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추후에 알게 되지만 늦는 경우가 많다. 치고 빠지는(?) 단타 경영에 능한 사람들은 보통 한 자리에서 개원을 오래 못하는, 아니 안하는 사람들이다. 치고 빠지는 개원을 4번이나 한 원장님과 얘기해본 적이 있다. 본인은 자신의 경영 방식을 자랑하듯 얘기했지만 하나도 자랑스럽게 들리지 않았다. 단순한 수치로 병원을 경영하는 사람은 수치가 계속 올라가지 않으면 불행하다. 그 원장님이 그래 보였다.

 

눈앞에 닥친 것만 보는 것은 편집증이다
아이를 키우면서 나 스스로 최근 많이 깨달은 것이 있다. 바로 내 자신이 아이들에 대해 너무 근시안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것이다. 사실 부모로서 아이의 학교생활을 평가하는데 성적표가 빠질 수 없다. 아니 거의 전부일 수도 있다. 하지만 성적표에서 보여지는 것은 아이의 극히 일부분이다. 생활기록부에 적힌 선생님의 간단한 평도 그 아이의 모습을 대변해줄 수는 없다.

하지만 많은 부모들은 성적이 나쁘면 아이가 나쁘다고 생각한다. 물론 나쁜 모습은 다양하게 평가한다. 게으르다거나, 의지가 약하다거나, 머리가 나쁘다거나, 노력하지 않는다거나 등등. 하지만 이런 논리의 허점은 바로 부모는 언제나 문제가 아이에게 있거나 혹은 친구, 학교 등 외부에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부모가 아이를 제대로 교육하지 못했거나, 충분히 돌보지 못한 것, 아이와 맞지 않는 학교를 보내거나 학원을 보내거나, 집에서 부부싸움을 자주하거나, 술주정을 하는 모습을 보이거나, 거칠게 다루고, 심지어 감정이 담긴 채벌을 했거나 굴욕감을 주지는 않았는가? 가족 치료를 담당하는 치료사들은 아이의 문제 원인이 부모에게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라고 유도한다. 하지만 이를 쉽게 인정하는 부모는 없다고 한다. 경영진도 마찬가지고 병원원장도 똑같다. 문제의 원인이 자신에게 있다고 쉽게 인정하지 않는다.

그 유명한 데밍(W Edwards Deming)은 이런 말을 했다. “노동자에게 잘못을 돌리지 마라. 노동자는 잘못의 15%만 책임이 있을 뿐, 나머지 85%는 경영진이 만든 체계가 초래한 결과다.”

편집증이 심한 사람들은 고정관념에 집착한다. 당신이 생각하는 문제의 원인 자체가 당신 고정관념의 산물일 수 있음을 잊지 말자.

 

만병통치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경영에서 새로운 혁신을 외치면서도 결국은 새 부대에 해묵은 포도주를 담고 마는 것은 겉모양만 번듯하게 하려고 해서다. 겉 포장지는 다들 듣기 좋아하는 만병통치약 같은 말들이다. 베스트셀러라고 하는 수많은 자기계발서와 경영서적을 읽어봤다. 아주 많은 책들은 이런 만병통치약을 팔고 있었다. 그런 책에서 힐링을 얻고 치유를 얻을 수는 있다. 하지만 경영을 하는 사람은 그런 약을 함부로 먹거나 먹게 해서는 안된다. 많은 내용들이 아주 단편적이고 근시안적인 태도변화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성공을 위한 전략들은 대부분 만병통치약의 포장지를 가지고 있다. 고객중심, 빅데이터, 디자인 컨트롤, 디자인 싱킹, 클라우드, 다양성, 빅트랜드 등의 그럴싸한 문구로 포장된 약들은 지금도 잘 팔리고 있다. 좋은 내용들이다. 하지만 만병통치약은 아니라는 말이다. 그런데 우리는 ‘그것만’ 잘 따라하면 ‘모든 것’이 잘 해결 될 거라고 믿는다. 그런 만병통치약은 적어도 아직까지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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