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지르코니아와 하이브리드 소재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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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지르코니아와 하이브리드 소재의 시대
  • 김영명 기자
  • 승인 2016.10.10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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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드캠 접목과 3D 프린터로 블록 영역 확장

치과계는 지르코니아 외에도 탄성과 자연치아에 근접한 물성을 갖춘 다양한 하이브리드 신소재들이 등장하며, 치과보철물의 제작법과 수복법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덴포라인은 치과보철물의 주인공으로 당당히 자리잡은 지르코니아와 하이브리드 소재의 트렌드와 이에 따른 일선 임상의 변화를 중심으로 1편 특집 지르코니아와 하이브리드 소재의 시대, 2편 지르코니아와 하이브리드가 불러온 치과임상의 변화 등 2회 연속 기획 시리즈로 살펴본다. 바야흐로 지르코니아를 필두로 한 치과보철물 소재 전쟁은 이제 제2라운드로 접어들고 있다.

 
취재 김영명 기자 denfoline@denfoline.co.kr
 
지르코니아(Zirconia)는 치과 보철용 소재로 그 인기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미(美)를 중요시하는 사회 트렌드는 치과계에서도 치아, 잇몸과 그 주위 조직의 외양을 아름답게 가꾸려는 심미적 욕구로 그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 지르코니아 이전에 보철물 시장의 주인공은 금과 포세라인(PFM)이었다. 금은 심미적인 측면의 약점과 함께 2008년 시작된 금값의 고공행진으로 인해 치과 주요 보철물로서의 입지를 상실했다. 자연치와 유사한 포세라인은 강도가 약해 쉽게 깨지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러한 두 소재의 장점을 취합하고, 단점을 과감히 버린 것이 ‘지르코니아’이다. 지르코니아는 상대적 경제성과 산업용 CAD/CAM의 치과계 도입으로 인한 가공성이 확인되며 지난 10여 년간 치과보철물의 중심으로 자리잡아왔다.
 
지르코니아는 지르코늄이라는 소재를 산화한 물질로 자연치와 비슷한 색상에 내마모성이 뛰어난 소재다. 현대 사회에서 지르코니아의 장점인 강도와 심미성은 큰 인기를 얻었다. 최근 지르코니아를 중심으로 한 소재 시장은 변화가 거세다. 지르코니아 블록이 우리나라 시장에 들어온 것은 치과용 CAD/CAM 시스템의 보급에서였다. 2000년대 초반 해외의 CAD/CAM 정보와 함께 지르코니아 블록이 소개됐으나 당시에는 가공성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주목받지 못했다. 본격적인 CAD/CAM과 지르코니아 소재의 보급은 금값이 고공행진을 시작한 2008년경부터다(그림 1).
 
그림 1. 최근 10년간 금값의 변화
그림 1. 최근 10년간 금값의 변화

2016년 현재 우리나라 시장에서 지르코니아의 규모는 국내 제조와 해외 수입품을 합해 약 250억 내외로 추산된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중 하이브리드 블록은 10% 정도의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세라믹 시장의 지형도
지르코니아가 치과 시장에 진입하기 전인 1990년대 이후 2000년대까지 치과는 이미 올세라믹으로 대변되는 실리카 계열의 올세라믹 소재(예를 들어, 장석계 포세라인, 류사이트 강화 세라믹, 리튬 디실리케이트 세라믹 등)가 이미 사용되고 있었고, 이후 등장한 지르코니아가 물성의 진화를 거듭하며 비 실리카 계열 세라믹 시대를 열었다(표1).

 

▲ 표1. All Ceramic 소재의 분류

 

이들의 주요 용도는 다음과 같다(표2).

 

▲ 표2. All Ceramic 소재별 보철물 용도 및 주요 브랜드(*2013년 기준 분류에 의함)

 

 

지르코니아 시대의 개막 전 시장은 올세라믹으로 불리는 실리카 계열 세라믹이 대세였다. 이 시대의 주인공은 Ivoclar Vivadent와 Vita, 두 회사로 꼽힌다. 2008년경 이보클라 비바덴트의 리튬-디실리케이트와 함께 국내 시장에서 CAD/CAM 보급으로 이들 소재 시장도 확대됐다.

 

지르코니아, 너는 누구니?
지르코니아는 기본적으로 CAD/CAM 기술로 크라운 코핑, 크라운, 브릿지, 임플란트 어버트먼트 등을 만들 수 있다. 시중의 일부 지르코니아 코핑들은 고온 소결된 상태로 신터링이 된 상태로 공급되고, 일부는 지르코니아 자체의 높은 강도로 가공이 유리하도록 소결 전, 일명 ‘green’ 상태로도 판매된다. 이 경우, 소결 후에는 20% 내외로 수축된다. 지르코니아 계열 세라믹은 순수 지르코니아, 완전 안정화된 지르코니아 및 부분적 안정화된 지르코니아 등의 3가지로 나뉜다. 치과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지르코니아는 이중 부분적 안정화된 yttria-stabilized zirconia(Y-TZP)이다. 지르코니아 보철물은 치아 색과 같으며, 투명도 개선, 구치부 브릿지에도 사용 가능하며, 높은 굴절강도와 파절강도, 치아의 변색이나 색이 있는 코어의 차단 거눙, 그리고 금보다 가격경쟁력이 있어 선호된다. 단점으로는 지르코니아 종류에 따라 긴 브릿지 제작이 어려울 수 있다.

 

CAD/CAM과 함께 떠오른 지르코니아
지르코니아의 대명사는 지르콘쟌(Zirkonzahn)을 꼽을 수 있다. 2007년 MAD/MAM을 필두로 지르코니아의 가공이 가능하다는 점을 입증한 이탈리아 지르콘쟌사는 프레타우(Prettau) 지르코니아 블록을 출시하며 풀지르코니아 시대를 열었다. 또한, 라바(Lava), 카보(Kavo), 제노(Zeno), 인세람(InCeram), 카타나(Katana) 등 다양한 브랜드의 지르코니아 제품이 출시되며 국내 시장은 외국산 블록의 각축장이 됐다. 국내에서는 에큐세라가 지르코니아 국산 시대를 연 1세대로 꼽힌다. 이밖에도 국내 치과용 소재 업체들은 소재 연구에 힘쓰며 지르코니아를 내놓으며, 품질 안정화로 국내 시장에서 다시 한 번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블록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전 세계적으로도 지르코니아 전통적인 PFM을 앞질렀다(그림 2).

 

▲ 그림 2. 미국내 보철물 제작시장에서의 지르코니아 vs PFM의 역전(2012 Glidewell자료)*BruxZir는 미국 Glidewell Laboratory의 지르코니아 브랜드명임.

 

국내 지르코니아 제조사들의 약진
지르코니아의 물성은 국내의 여러 소재 업체가 고품질 지르코니아 파우더 원료 공급사로 유명한 일본 Tosoh사의 파우더를 원재료로 해 블록을 만들며 노하우를 쌓았고, 원재료를 가지고 새로운 레시피를 만들어 시장에 출시해오고 있다. 국내 시장의 지르코니아 블록 소재 시장은 연간 250억 내외로 집계되고 있다. 이는 불과 4~5년 전 연간 시장 매출 50억 원 선보다 5배 가까이 성장했으며 아직 그 성장세를 유지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국내 업체의 기술이 크게 향상돼 품질경쟁력은 갖춰졌지만 가격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비교적 양호한 품질력을 갖춘 중국산 지르코니아 블록도 국내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 향후 국내외 지르코니아 시장의 경쟁은 더욱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현재 국내 시장에서 국산 지르코니아·하이브리드 블록은 시장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한다. 하지만 한꺼번에 많은 업체가 소재 개발에 뛰어들어 가격 경쟁으로 전체 시장 규모는 크게 늘지 않고 있다. 국내의 지르코니아 블록 생산 업체들 가운데 대표적으로는 에큐세라, 디맥스, 베리콤, 하스, 쿠보텍, 덴탈맥스, 유앤씨 등이 있으며, 전체 국내 생산 업체는 10개가 넘을 정도로 확대됐다. 초창기에는 국내 업체들이 강도는 우수했지만, 심미적인 면에서는 기대 이하였다. 하지만, 이제는 충분히 자연치를 대체할 만한 수준까지 품질력을 높여, 투명도와 컬러링 모두가 향상돼 구치부는 물론 전치부에까지 적용할 수준으로 올라섰다.

 

▲ 그림 3. 지르코니아 파절 원인(출처: 오복만세치과 이수영 원장)

 

 

CAD/CAM으로 하이브리드도 주목받기 시작
지르코니아 블록과 하이브리드 블록 모두 CAD/CAM 장비의 도입으로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 CAD/CAM 장비는 현재 국내 치과기공소에 1천여 대 이상, 치과에는 치과기공실 포함 500여 대 이상 보급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제 CAD/CAM 시장은 기공소의 한계를 넘어 치과에까지 그 영역이 확장되며, 국산 CAD/CAM 장비의 보급으로 지르코니아 블록 시장도 함께 성장했다.

하이브리드 블록 또한 그 시장이 조금씩 커가고 있다. 아직 지르코니아 블록에 비하면 미미하지만, 성장 속도만으로 본다면 가파르다. 하이브리드 블록은 세라믹과 레진의 결합 등 두 개 이상의 소재를 결합해 만든 신소재로, 간단한 보철물 제작은 스캔에서부터 밀링, 폴리싱, 합착까지 채 1시간이 안 걸릴 정도로 시간 활용적인 측면에서 지르코니아와 비교했을 때 강점이 있다. 아직은 하이브리드 블록으로는 싱글 크라운만 가능하지만, 차후에는 신소재의 개발과 함께 브릿지까지 할 정도로 기술이 발전할 것이다.
 
현재 하이브리드 블록 부분에서는 쓰리엠에스페(3M ESPE)의 라바 얼티메이트(Lava Ultimate), 비타(Vita)의 에나믹(Enamic), 덴츠플라이 시로나(DENTSPLY Sirona)의 셀트라(Celtra), 바텍코리아의 이지세람(EzCeram) 등 10가지가 넘는 제품이 있다. 하이브리드 블록의 기술이라면 세라믹과 레진 간 배합을 얼마나 잘하느냐에 달려 있다. 또한, 제조 공정상 다른 소재와 함께 광중합을 할 때 생기는 수축에서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얼마나 일정하게 유지하느냐가 기술력의 차이다. 여러 소재의 장점을 취하고 단점을 버리면서 만든 하이브리드 블록이라도 장점만 갖출 수는 없겠지만, 현재 시중의 많은 지르코니아 블록과 비교하면 향후 강도나 물성, 심미적인 측면에서 훨씬 업그레이드된 품질의 제품이 나오리라 기대할 수 있다.
 
 
춘추전국시대의 지르코니아와 하이브리드 시장
리튬-디실리케이트의 원조인 이보클라 비바덴트(Ivoclar Vivadent)의 이맥스(IPS e.max)는 CAD/CAM시대와 프레스 시대의 진정한 챔피언이다. 임상 적용의 범위도 인레이, 크라운, 라미네이트, 전치부와 소구치 브릿지 및 임플란트 어버트먼트와 임플란트 보철까지 다양하다.
 
덴츠플라이시로나의 셀트라 듀오(CELTRA DUO)는 세렉(CEREC)용 블록으로, 지르콘 강화 리튬 규산염(ZLS) 성분이 들어간 4.5세대 블록이다. 셀트라 듀오는 일반 블록 상품일 때 강도는 420㎫, 밀링과 폴리싱 과정에서 210㎫, 글레이징 과정에서 370㎫로 우수하다. 결정화 과정이 필요 없고, 색조 선택이 즉시 가능해 보철 성공 확률도 높다. 리튬-디실리케이트 소재를 사용한 하스의 로제타 에스엠(Rosetta SM)은 심미성이 특유하며, 미세 결정 구조로 440㎫의 강한 강도를 가진다. 로제타 에스엠은 타 경쟁 제품과의 비교에서 밀리성이 20%가 빠르다. 독일 비타에서 만든 블록 비타(VITA)는 올세라믹의 시대를 연 선두기업인 만큼, 전 세계에서 그 영향력이 크다. 한국 시장에서는 블록의 점유율이 아직 크지 않지만, 세계 곳곳에서 비타 제품의 점유율은 50% 이상을 차지한다. 하이덴탈코리아가 수입·판매하는 이탈리아 지르콘쟌의 프레타우는 풀 크라운 시대를 연 주인공이다. 골드 크라운을 대체할 풀 크라운 제작용 고품질 지르코니아로 전용 컬러 리퀴드, 스테인, 글레이즈 플러스 등과 함께 사용하면 축성없이도 심미적인 크라운이 가능하다. 또한, 생체 친화적으로 대합치 마모를 줄일 수 있어 국내·외 시장에서 영향력이 크다. 베리콤의 매직 듀로(MAZICⓇ Duro)는 하이브리드 세라믹 제품으로 세라믹 80%와 고밀도 경화 매트릭스로 이루어진 신소재다. 자연치와 유사한 심미성과 탄성률, 뛰어난 변색 저항성, 굴곡강도와 압축강도가 높다. 매직 지르(MAZICⓇ Zir)는 굴곡 강도가 1,300㎫ 이상으로 높고, 파절 저항성도 뛰어나며, 매직 클라로 캐드(MAZICⓇ Claro CAD)는 다양한 투명도와 쉐이드로 심미적인 보철 제작을 할 수 있다.
 
최근 주목받는 중국산 블록의 대명사 업세라는 세기실업/(주)에스케이무역이 국내 독점 수입·판매하며, 에스티 블록(ST Block)은 전 세계 60여 개국 이상에서 판매하며 안전성과 투명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소재 전쟁, 누가 승자가 될 것인가
지르코니아 블록이 시장에 나온 건 10여 년이고, 치과계의 핫 이슈가 된 것은 7~8년이 지났다. 최초의 지르코니아 임상 데이터 결과가 나오면, 보철용 블록 소재의 시장 판도도 바뀔 것이다.
 
CAD/CAM 장비 보급의 확산은 블록 소재 다양성의 확산에 큰 역할을 했다. CAD/CAM 장비의 보급으로 과거 힘들고 어려웠던 보철물 수작업이 상당부분 자동화됐다. 수작업으로 보철물 제작 시 유해물질이 발생해 환자의 건강에 악영향도 끼쳤다. 하지만 치과용 CAD/CAM 장비는 친환경적으로 전 세계에서 개발·보급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2013년 국제표준화기구 치과기술위원회(ISO/TC 106) 총회가 열려 미국, 독일, 일본 등 전 세계 22개국이 참여해 치과용 CAD/CAM 시스템 관련 표준(안)이 논의됐다. 2000년대 중반 치과계에 보급된 CAD/CAM은 2010년에 이르러 3D 모델링 소프트웨어의 발달과 함께 시장이 커졌다. 앞으로도 CAD/CAM 시스템에 접목할 소재, 세상에 없던 소재, 신소재가 개발돼 새로운 하이브리드 블록 개발의 선두에 설 것이다. 또한 3D 프린터가 CAD/CAM 일부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베리콤 김규완 과장은 “치과 시장에서 CAD/CAM을 받아들인 건 (일반 산업계에 비해)늦었지만, 그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고, 이에 맞춰 신소재 개발도 이어지고 있다"라며 "소재 시장의 변화 주기도 단축될 것이므로 새로운 변화에 눈뜨고, 환자에게 최적합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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