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에어로졸, 공기의 흐름 알면 ‘해답’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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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에어로졸, 공기의 흐름 알면 ‘해답’도 보인다!
  • 류재청 기자
  • 승인 2017.01.11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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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 내 또 다른 위험요소 ‘에어로졸’

사전적으로 ‘에어로졸(Aerosol)’은 ‘기체 속에 고체 또는 액체의 작은 방울이 포함된 것’을 말한다. 따라서 에어로졸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 속에 유해 성분이 포함됐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특히, 치과의 경우는 각종 연마장비의 활용도가 높은데다 구강 내 타액이나 혈액이 공기 중에 섞일 수 있어 ‘에어로졸’이란 표현이 부정적이고 달갑지 않은 단어로 인 식되고 있다. 진료실 내 공기 중 위험 요소 정말, 막을 방법이 없는 것일까.

취재 | 류재청 기자 denfoline@denfoline.co.kr
 
기구 멸균과 수관관리 외에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진료실 내 ‘공기오염’에 대한 부분이다. 이미 잘 알려져 있듯, 환자 구강으로부터 비산(飛散)한 오염된 부산물들은 최대 1m 이상 날아오르고, 이러한 에어로졸(Aerosol)은 진료실 내 각종 기구나 장비, 그리고 의료진들의 머리나 진료복 등에 고스란히 내려앉게 된다. 이는 환자간 교차감염 위험은 물론 의료진들이 진료실 내 장시간 머문다는 점에서 치과의사나 스탭들에게 특히 위협적인 요소가 된다.
 
공기살균에 관심 가져야할 때
그러나 이러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마땅한 대안이 없거나 그 대안 역시 지극히 제한적인 실정이다.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멸균 수준의 진료복에 대한 철저한 세탁 정도가 현실적으로 이뤄지는 최선의 방법들이다. 외국의 경우 보안경이나 얼굴 전체를 가릴 수 있는 투명 쉴드마크 등이 권장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이에 대한 활용도 역시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추가적인 대안으로 일부 치과에서 공기 살균기를 설치하기도 하지만 아직 ‘수치’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미미한 설치율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한 관계자는 “치과의 경우 다른 진료과목에 비해 공기 중 오염 가능성이 큼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관심이나 설치 사례는 매우 드물다”며 “치과보다는 산부인과 등 여성 전문 병원이나 산후조리원 등 에서의 수요가 더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치과계로부터 반응이나 수요가 미미하다 보니 관련업계의 마케팅 포커스도 다른 쪽에 맞춰져 있고 치과계를 겨냥한 업체는 치과계에서 출발한 일부 소수 업체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개인 보호장구 착용은 기본
그렇다면, 실제 치과 내 공기 오염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박경은(환경보건전공)씨의 석사논문 ‘치과 진료실 실내공기 중 부유세균과 종사자의 건강자각 증상 연구(2010년)’를 통해 일부 이를 확인할 수 있다. 특정 치과병원의 진료실 공기를 채집 해 배양 조사한 결과 모두 23종의 균종들이 발견됐으며 이 중 14종을 제외한 9종이 인체에 유해한 병원성균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3개 종은 폐렴과 관련된 균종이었고, 또 한 종은 기회성 감염균으로 나타나 호홉기를 통한 폐질환 위험에 노출돼 있음이 밝혀졌다.
 
저자는 또, Jolanta Szymanska씨의 2007년 논문을 인용해 면포와 마스크, 램프, 타구의 덮개, 이동용 테이블 중 ‘술자의 마스크’에서 가장 많은 세균이 검출됐던 사실도 상기시키며 개인 보호장구의 중요성도 함께 강조했다.
 
 
공기 흐름을 알면 답이 보인다
그렇다면, 진료실 내 에어로졸의 기류는 어떤 식으로 퍼져 나갈까. 2009년 한국건축친환경설비학회 학술지에 실린 ‘치과 진료실의 에어로졸 분포에 따른 공기질 검토’라는 학술자료를 통해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실내 급기구를 타고 들어온 공기가 바닥과 충돌한 뒤 다시 올라와 환자 구강에서 뿜어져 나온 에어로졸과 합류해 퍼져 나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바닥을 친 상승기류가 인체에서 나오는 열상승기류와 만나 더 강력하게 진료실 내 전체로 퍼져나가는 흐름을 보였다. 이렇게 비산한 에어로졸은 천장과 벽, 파티션 등에 일부가 부착되고 나머지는 배기구를 통해 빠져나갔는데, 환자 구강 주변에서 농도가 높았고 환자와 멀어질수록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미있는 사실은, 환자 구강으로부터 출발한 에어로졸의 확산에 파티션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파티션이 없는 경우 옆 환자와 의료진에게 바로 퍼져 나가는 반면, 파티션이 있는 경우엔 이웃 환자및 의료진의 주변 농도가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상당수의 에어로졸이 배기구를 통해 빠져나가고 있음을 볼 때, 진료실 내 급기구나 배기구의 위치와 특히 배기구의 유무에 따라 오염 정도가 크게 낮아질 수 있음도 확인되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에어로졸의 흐름을 볼 때, 개원 당시부터 건물의 공조시스템 위치와 창문의 위치 등을 고려해 평면설계가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추가적으로 공기 살균기를 설치하거나 개인 보호장구 착용을 철저히 준수한다면 진료실 내 에어로졸이 막연히 요원한 문제만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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