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환자가 우리치과에 와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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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환자가 우리치과에 와야 하는 이유
  • 이승열(덴탈부동산클리닉 대표)
  • 승인 2017.01.12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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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에서 경영까지 4, 덴탈부동산클리닉 이승열 대표

 

 

개원을 앞둔 예비 개원의들에게는 챙겨야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자금 문제에서부터 입지 선정, 계약 그리고 오픈과 이후의 초기 경영에 이르기까지 챙기고 확인해야할 것들이 너무나 많다. 이에, 본지는 ‘개원에서 경영까지’란 주제로 덴탈부동산클리닉 이승열 대표의 글을 6회에 걸쳐 연재한다. 이승열 대표는 다수의 치과에서 전문 경영 컨설턴트로서 활약해 왔으며 최근엔 부동산까지 영역을 넓혀 폭넓게 활동하고 있다.

글 | 이승열 (덴탈부동산클리닉 대표)
 
환자에게 좋은 치과란 어떤 치과일까요? 제가 15년간 치과에 근무하며 알게 된 사실은 ‘모든 환자들은 희망을 가지고 치과를 방문 한다’는 사실입니다. 때로는 좋은 치과를 찾기 위해 가족이나 주변사람들에게 묻기도 하고, 인터넷을 서핑하기도 합니다.
 
또, 치과란 곳은 계속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가급적 자신의 생활환경 안에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곳을 찾으려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치과를 처음 방문하는 환자들은 “이곳은 기존에 다니던 곳과 무엇이 다를까?”라는 기대를 가지고 방문하게 됩니다.
 
그런 기대를 갖고 방문한 환자에게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제공하면 환자는 충성고객이 되고, 만족하지 못한다면 대안을 찾을 것입니다. 그러나, 제가 만나본 많은 원장님들은 안타깝게도 자신의 치과보다 주변치과에 관해 신경을 더 쓴다는 사실입니다.
 
수가를 정할 때도 주변치과는? 직원들의 급여나 복리후생을 정할 때도 주변치과는? 환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를 만들 때도 주변치과는? 자신의 치과 경영에 신경을 쓰는 대신, 주변치과에 신경을 쓰게 되면 내 치과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한 고민은 소홀해져 환자에게 자신만의 고객만족을 주기보다는 주변치과보다 조금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합니다.
 
선 대처하는 것이 아니라 후처리만 하는 모습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가 조금 더 경쟁력이 있는 치과가 나타나면 또, 따라합니다. 뭔가 불안한 모습이지 않습니까? 마치 앞은 보지 않고 좌우 백미러만 보고 운전하는 모습입니다. 저는 저런 모습이 환자에게 보이지는 않을 수도 있겠지만 직원들에게는 보이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직원들은 자부심과 자신감을 갖기보다는 혼나지 않기 위해 근무하는 삶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것은 자신의 치과와 환자를 기만하는 것입니다.
 
아날로그적 속성을 갖는 환자의 만족감
 
어느 사업이나 개업기, 성장기, 성숙기의 과정이 있습니다. 각 과정마다 집중해야 하는 업무가 있는데 개업기 때는 좋은 제품을 만드는 일에 집중해야 합니다. 치과에서 좋은 제품이 무엇인가를 생각한다면 원장님들은 원장님들의 기준을 넘어서는 좋은 진료가 제품이라고 생각하지만 소비자인 고객에게는 진료이후 만족하였느냐가 고객이 인식한 제품입니다.
 
무상으로 진행하는 학교 검진환자나 수 백 만원을 지출하는 임플란트 수술이나 데스크에서 나가는 순간 자신이 치과에 지불한 시간과 돈이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면 원장님이 제공한 치과의 제품은 고객에게 만족을 준 것입니다. 하지만 만족이라는 것은 디지털이 아닌 아날로그적 속성을 가집니다. 그것은 어느 정도의 기대를 충족시켰느냐? 충족시키지 못했느냐의 문제라는 것이지요.
 
하지만 기대는 환자의 형편과 사는 지역, 진료를 받는 시기에 따라 변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만족에는 ‘의외’라는 변수가 필요합니다. 기대하지 못했던 것을 제공할 때 고객들은 만족하는 것이지요. 제가 근무하는 치과에서는 주차권을 데스크 위에 제공하여 주차에 대한 불안감을 없애 주는 것부터 시작해, 대기실에 초진환자를 위한 안내 브로셔 비치, 처음 초진기록지를 제출하면 받게 되는 테블릿 PC의 고객정보동의서 서명, 음료코너에 비치된 고객만족카드와 카드작성 시 자유롭게 하나씩 가져갈 수 있는 고급칫솔 등이 있습니다.
 
이외에도 대기실에서가장 가까운 곳에 배치된 턱관절(TMJ)진료실로 인해 환자들은 턱관절치료에 대한 신뢰를 갖게 되고, 대기실에 배치된 TV에서는 병원진료와 관련된 동영상이 켜져 있습니다. 이런 것들은 하드웨어와 프로세스와 관련된 사항이지만 환자들이 진정으로 만족하는 때는 휴먼웨어와 관련된 것일 때 더 큰 만족을 느낍니다.
 
예를 들어, 진료를 잘 받은 자녀를 칭찬해 준다던지, 치과에 대한 공포로 무서움을 느끼는 환자에게 손을 잡아주는 것, 임플란트 수술 전에 주치의가 진심을 담아 기도를 해주는 것 등은 진심이 담겨있다면 그 무엇과도 바꿀수 없을 만큼 큰 만족과 감동을 줄 것입니다.
 
환자 만족을 저해하는 다양한 사례들
 
치과진료는 일반병원 진료와 달리 진료 시에 환자에게 사용하는 기구가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진료 중에 기구를 바닥에 떨어뜨리는 일이 가끔 일어나기도 합니다. 환자는 감염의 위험과 시각적인 안정을 위해 포를 덮고 있어서 바닥에 기구가 떨어지는 모습을 볼 수는 없지만 소리를 통해서 진료용 기구가 떨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때, 보통의 치과는 진료를 돕는 직원이 떨어진 기구를 다시 소독하기 위해서 공급실로 보내고 새로운 기구로 환자의 진료를 진행하게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진료를 돕는 직원이 “기구를 새것으로 바꾸어 드리겠습니다.”라는 말을 하느냐 하지 않느냐에 따라 진료를 받는 환자의 마음이 안심이냐 아니냐가 결정된다는 사실입니다.
 
환자 입장에서 어떤 감정을 느낄지를 미리 생각하고 그런 걱정과 염려를 줄이려는 노력이 개원기에 중점적으로 해야 할 일입니다. 수 년 동안 치과를 모니터링 한 결과 어떤 치과에서 기본적인 진료인 스케일링만 받아 보아도 그 치과의 서비스 수준을 알 수 있었습니다. 진료 테이블에 피가 묻은 초음파 스케일러 팁을 본 기억도 있고, 소요 시간을 말해주지도 않은 상태에서 30분 이상 스케일링을 받아본 기억도 있습니다. 축농증으로 입 호흡을 하는 저에게 치위생사가 자신에게 제 축농증을 미리 말하지 않았다고 혼나는 상황도 겪어보았습니다.
 
스케일링 도중 사라진 치위생사가 한참 지난 후에도 나타나지 않더니 다른 치위생사가 나타나 별다른 설명도 하지 않고 남은 스케일링을 진행한다고 한 경험도 있습니다. 직원 간에 이런저런 교육을 할 때도있는데 나를 진료하는 사람이 준비가 된 사람인지 불안하기도 합니다.
 
또 그런 상황에서 보이지 않기 때문에 내 앞으로 휙휙 지나가는 기구들의 실루엣이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가끔은 기구를 환자 가슴에 떨어뜨릴 때도 있습니다. 고객들이 자주하는 질문이 있다면 그 질문을 아예 없앨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도 고객만족을 위한 방안입니다. 예를 들면 화장실이 어디냐고 묻는 고객이 많다면 화장실을 쉽게 안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하는 것이고, 주차에 관한 질문이 많다면 주차이용 안내에 관한 정보를 사전에 제시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고객만족을 넘어 고객경험관리 시대로
 
이런 것들은 고객만족(CS customersatisfaction)을 넘어선 고객경험관리CEM(Customer Experience Management)분야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최근엔 국내에서도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만 미국의 경우 2002년도에 이미 HCAHPS(Hospiral Consumer Assessment of Healthcare Providers and Systems) 이라는 시스템이 개발되어 2008년부터 미국의 보건부(우리나라의 보건복지부와 비슷한 역할) 홈페이지에 그 결과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JC 인증평가에서도 HCAHPS를 적용하는 등 고객경험관리에 관한 영역은 앞으로 지속적인 확대와 중요성을 가질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냥 만족도 조사가 아니라 경험 조사 방식으로 항상 그렇다, 통상적으로 그렇다, 가끔 그렇다, 전혀 그런 적 없다 등의 4개 항목을 조사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오바마케어라고도 불리는 미국건강보험에서는 HCAHPS를 활용하여 임상성과와 환자경험지표를 8:2의 가중치로 반영할 것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제, 고객만족을 넘어 고객경험시대에 맞게 만족스러운 경험을 제공하는 치과만이 환자의 충성도를 높임과 동시에 시대를 앞서가는 치과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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