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탐방] ㈜메타바이오메드, 세계시장을 호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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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탐방] ㈜메타바이오메드, 세계시장을 호령하다!
  • 류재청 기자
  • 승인 2017.02.17 13: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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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석송 회장의 꿈과 열정이 만들어 낸 ‘울림과 희망’

㈜메타바이오메드. 흡수성 수술용 실을 개발해 유명해진 회사지만, 이 회사에서 정말 유명한 것은 바로 창업자이자 회장인 오석송 회장이다. 면과 뚝심으로 세계시장을 호령해서도 아니고 여러 단체장 등 내로라는 직함을 많이 갖고 있어서도 아니다.  오석송. 그날 이후, 달라진 그의 모습이 굉장히 드라마틱하고, 현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큰 울림과 희망을 주기 때문이다. ‘업체탐방’이란 테마로 그를 찾았지만, 그의 얘기에 초점이 맞춰졌다. 그의 삶 자체가 곧 회사 얘기였다.

취재 류재청 기자   denfoline@denfoline.co.kr

93년, 마지막으로 선친 묘를 찾아갔던 일화는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전 설처럼 회자(膾炙)되는 한편의 드라마다. 그날을 전후로 그의 인생은 180도 달라졌고 덤으로 살게 된 그날 이후 그는 전혀 다른 사람으로 다시 태어났다.

인도네시아에서의 두 번째 실패

86년, 그는 ‘쇼프러덕트’라는 회사에 입사하게 된다. 가타퍼처와 페이 퍼포인트를 만드는 미국회사였다. 그러나 몇 년 뒤, 노사분규가 극에 달하며 회사는 한국 땅에서 철수했고 그러면서 미끼를 덥석 문 이가 있었으니 지금의 ㈜메타바이오메드 오석송 회장이다.

89년 5월, 오회장이 쇼프러덕트를 인수했지만 그 명(命)은 오래가지 못 했다. 극심한 노사분규는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그 역시 인수 3 개월 만에 두 손 두 발 모두 들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오기가 생겼다. 이대로 끝낼 수 없다는 생각에 새로운 결심을 했다. 터전을 인도네시 아로 옮겨 새로 시작하기로 했다. 있던 돈을 모두 날린 상황이니 수중에 돈이 없었다. 형제들을 설득하고 친인척에게 손을 벌려 그렇게 그 는 인도네시아로 날아갔다. 그 곳에서의 아이템 역시 가타퍼처와 페 이퍼포인트.

그러나, 세상은 녹록치 않았다. 모든 것이 내 마음 같지 않았다. 다른 나라, 다른 사람들 그리고 전혀 다른 이질적인 문화. 3년을 버텼지만 결국 알거지가 됐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일단은 생산성이 너 무 낮았고 당시 인도네시아産 제품을 세상 어느 누구도 알아주지 않 았다. 93년 6월, 그는 그렇게 인도네시아에서의 사업을 청산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20년 치 월급을 모두 모아도 못 갚을 만큼의 큰 빚 이 남았다.

모든 것을 바꿔버린 그날의 일화

빈털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었다. 두문불출 방안에만 있 었다. 갈 곳도 없고 오라는 곳도 없었다. 형제, 친인척들의 빚 독촉은 단두대의 칼날처럼 그를 더욱 옥죄어 왔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아무리 생각에 생각을 더해도 솟아날 구멍이 없었다.

방법은 딱 하나. 여러 약국을 찾아다니며 약을 사 모았고 그렇게 선친 의 묘를 찾았다. 간단한 제수 용품과 소주 2병을 샀다. 울어도 보고, 소리도 질러보고 그렇게 그는 아무도 모르게 자신은 ‘마지막’을 준비 했다.

이른 새벽, 한기에 몸은 마비될 것 같았고 이슬까지 내려 몸이 말을 듣 지 않았다. 눈이 떠졌다. 살아있었다. 죽기로 작정했지만 공포가 엄습 해 온다. 공동묘지였고 추위가 이만저만 아니었다. 무서웠다. 술이 살 린 것이지 선친이 살린 것인지 모르지만, 살아있었다. 준비해 간 약도 그대로였다.

절치부심, 처음부터 다시 시작이다

그로부터 며칠 뒤, 그가 만난 사람들이 있었으니 ‘선린상고’ 고교 동창 들이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우정의 쌓아왔던 ‘칠목회’ 멤버들. 그렇게 친구 7명이 아내들 모르게 서로 서로 보증을 서가며 5천만 원을 마련 해 주었다.

그 길로 청주로 내려갔다. 청주 모충동, 동네 아주머니를 모아 다시 시 작했다. 역시 가타퍼처와 페이퍼포인트. 두 번은 실패했지만 세 번째 는 그럴 수 없었다. 이를 악물었다. 형편은 조금씩 나아지기 시작했고 그리고 국내 보다 해외시장에 주력했다.

그러면서 IMF가 터졌다. 800원 대였던 환율이 두 배로 뛰었다. 모두가 힘든 시절이었지만 수출에 주력한 덕분에 당시 IMF는 그에게 단비 같 은 존재였다. 이듬해 98년 회사 매출이 28억에 달했다. 적지 않은 매출 규모였다. 그러나 빚을 갚기보다는 재투자를 단행했다. 빚을 갚는 대 신 주변의 공장 건물을 매입하고 연구소를 차리는 등 여유자금 모두 를 미래를 위해 쏟아 부었다.

그러면서 새로운 기회도 찾아왔다. 봉합사 연구 개발을 위한 산학연 공동프로젝트에 참여할 기회가 생겼다. 프로젝트 규모가 50억 원에 달했으니 자금이 필요했다. 당시 벤처 캐피탈 여러 곳을 전전했으나 아무도 받아주지 않았다.

연매출 28억이면 적은 규모는 아닌데 ‘왜 다시 모험을 하려고 하느냐’ 가 그들의 공통된 조언이었다. 더욱이, 당시 봉합사 시장은 이미 고착 화된 상태로 세계 굴지의 몇몇 회사들이 세계 시장을 나눠 갖고 있었 다. 결국, 투자 유치에 실패했다.

근면과 뚝심, 오기가 내 전 재산

각고의 노력이 더해져 2001년, 우수기술기업으로 선정되며 다행히 정 부로부터 자금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당시 30억 원을 지원받았고, 비 로소 새로운 꿈을 꿀 수 있었다. 그렇게 산학연 협동으로 연구 개발을

마치고 2001년 처음으로 독일 박람회에 나갔다. 본격적인 생산이 시 작된 게 아니었던 만큼 물건도 없었고 그냥 ‘샘플’뿐이었다. 물건도 없 고 듣도 보도 못한 회사에 아무도 눈길을 주지 않았지만 그러나, 그는 열심이었고 최선을 다했다.

그는 이미 전혀 다른 사람이 돼 있었고 변해 있었다. 내성적이고 우물 쭈물하던 성격, 남에게 아쉬운 소리를 못하는 소심한 성격까지 그의 모든 게 바뀌어 있었다. 선친 묘에서 다시 살아 돌아 온 날, 죽기 살기 로 밀어붙이는 뚝심이 생겼고, 추진력이 생겼고 자신감이 생겼다. 모 든 것이 그렇게 달라져 있었다.

이런 자신감과 기세를 몰아 중국 시장을 파고 들었다. 2000년 대 초, 수년 동안 중국시장을 누볐다. 빨간 넥타이를 매기 시작한 것도 이 때 부터였다. 그렇게 중국시장에서의 노력이 점차 열매를 맺기 시작했고 많은 업체들이 그의 노력과 진정성에 화답을 보내왔다. 당시 찾아 다 녔던 회사의 80%가 이후 ㈜메타바이오메드의 거래처가 됐다.

활짝 열린 오송시대, 세계로 나아가다

지금의 ‘오송시대’가 열린 것은 2011년도. 흩어져 있던 모든 생산시설 과 연구시설 모두를 오송으로 모두 집결시켰다. 회사의 연구개발 의지 와 기술력에 그의 근면과 성실성, 진정성, 뚝심이 만나면서 비로소 빛 을 발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하루가 다르게 세계의 문이 그를 향해 활 짝 열렸다.

㈜메타바이오메드. 지난해 기준, 400억 이상의 매출을 올렸고 그룹 차 원 전 계열사에서 1천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사업 영역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흡수성 수술용 실을 비롯해 골이식재(치과 및 정형외과용), 치과용 기자재, 기타 생체재료 등 치과뿐만 아니라 메 디컬 전체로 넓어졌고, 거래 국가만도 100여 개국에 이른다. 수출 비중 이 무려 95%에 이를 만큼 수출 주도형 전형적인 기술기반의 중견기업 으로 성장했다.

무엇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을까. 오석송 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실패하더라도 저는 그 것을 실패라고 보지 않았습니다. 실패 그 자체 도 자산이고 나중을 위한 소중한 자양분이 될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100년 기업을 만들고 싶었죠. 내 제품, 내 기술이 아니면 안 된다고 생 각했고 꾸준히 연구개발에 재투자 해 힘을 길러왔습니다. 더 넓은 세 상으로 눈을 돌려 해외 시장을 겨냥했고 부단한 노력과 성실함, 진정 성 등이 더해져 지금에 이르게 됐다고 생각합니다.

세계 여러 나라 친구들이 저를 보고 ‘킹오브 엔도’라는 닉네임을 달아 주었는데, 그럴듯한 직함이 여럿 있지만 제가 특히 좋아하는 애칭입니 다. 킹오브 엔도. 죽기 살기로 달려들면 이루지 못할 게 없다고들 하는 데, 제가 한번 살아보니 틀린 말이 아니었습니다.”

오석송 회장 

전) 중소기업신지식경영인 협회장

현) 한국무역협회 서비스산업위원회 위원장 현)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현) 코스닥협회 부회장 현) 중진공 비상임이사

현)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재단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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