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지먼트] 맞춤 진료로 관계를 완성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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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지먼트] 맞춤 진료로 관계를 완성하라
  • 김동석 원장(춘천 예치과)
  • 승인 2017.03.16 17: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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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를 경영하라 Part I 고객과의 관계 5

김동석 원장님의 글을 새롭게 연재합니다. 이번 주제는 ‘관계를 경영하라’는 대주제를 가지고 고객과의 관계, 직원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파트별로 각각 5회씩 총 10회에 걸쳐 연재됩니다. ‘관계’를 중심으로 치과 경영에 꼭 필요한 이야기를 해박한 지식과 함께, 진솔하게 써 내려간 김동석 원장님의 새로운 연재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글 | 김동석 치의학박사(춘천 예치과)

 

 

브라질 상파울루 지하철에서 ‘큰 사람’들을 배려한 특별한 의자를 선보인 적이 있다. 브라질의 비만 인구가 급속도로 많아지면서 이 같은 대책을 내놓은 것이었다.

트리아논-마스삐(Trianon-Masp)역에 설치한 이 의자는 일반인들의 하얀색 의자와 구별되도록 파란색을 띠고 있고, 일반 의자보다 2배가량 넓고, 250kg의 무게까지는 거뜬히 견딜 수 있는 튼튼한 지지대를 연결했다.

게다가 각 의자에는 귀여운 캐릭터와 함께 ‘뚱뚱한 사람 우선석’이라고 쓰여 있고, 그 글씨는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을 만큼 지나칠 정도로 크게 ‘배려’했다. 이런 배려에 대해 정작 비만인 사람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상파울루 지하철 측은 이 의자가 뚱뚱한 사람들에게 큰 환영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의외의 반응이 쏟아져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지하철 대표는 “지하철을 이용하는 뚱뚱한 사람들이 예상외로 매우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면서 “아무래도 그 의자를 사용하는 것이 매우 부끄러운 행위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난감한 입장을 표했다.

이어 “그들은 스스로 뚱뚱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특히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뚱뚱하다고 여기고 자리를 양보하는 것은 더더욱 원하지 않는 것 같다”는, 어찌 보면 당연한 이야기를 덧붙였다.

이런 해프닝은 바로 뚱뚱한 사람들의 심리, 즉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서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결과다. 이런 의자를 설치하고자 했던 의도는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 그리고 의도도 나쁘지 않았다. 문제는 그 사람이 되어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환자고객만족이 왜 힘들까? 바로 그 입장이 되어보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똑같은 질병을 가지고 있더라고 그 병을 가지고 있는 환자는 개인별로 모두 다르다. 큰 틀에서 보았을 때에는 고객응대 매뉴얼은 필요할지 모르지만, 고객만족은 모두 개개인의 주관이 너무 뚜렷하기 때문에 획일화된 매뉴얼은 오히려 독이다.

우리는 환자를 배려해야 한다고 늘 강조한다. 하지만 각각의 모든 환자는 다르고 그 다름의 입장에서 생각하지 않으면 관계는 단절된다. 이제 막연한 환자를 위한 배려를 생각하지 말고 “아무개 OOO님을 위한 배려”로 개인 맞춤형으로 모두 바꿔야 한다.

 

환자와의 소통 방식을 개별 맞춤화 하라
우리는 스팸문자, 메일, 전화에 시달린다. 하지만 그 스팸들 중에서 유독 병원에서 전해지는 것들은 그나마 읽거나 받으려고 하는 것이 일반적인 심리다. 이런 사실은 매우 고무적이다. 수많은 스팸 중에 선택된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하지만 생각해 보자. 읽지 않은 것들은 문제가 되지 않았는데 기껏 읽었는데 스팸이면 얼마나 더 기분 나쁠지.

병원에서 보내는 문자나 메일이 스팸으로 느껴지는 이유는 단 한가지다. 바로 나만을 위한 메시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름만 바꾼 것 같은 멘트는 더더욱 안 된다. 환자가 ‘나’를 위한 메시지라고 느끼려면 조금은 환자 개인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들어가야 한다.

지난 치료에 대한 언급이라든지, 환자와 병원만이 알고 있는 에피소드 같은 것들이 그것이다. 어시스트를 담당했던 치과위생사의 이름을 함께 보내는 것도 좋다. 담당자가 있다는 느낌은 다시 그 병원을 찾아갈 수밖에 없게 만든다.

“OOO님, 지난번 스케일링해드린 치과위생사 OOO입니다. 지난번에 눈길에서 미끄러지셔서 팔이 아프다고 하셨는데 좀 나셨어요? 다름 아니라 다음 내원 날짜 확인 때문에 문자드립니다”. 자신만을 위한 메시지로 느껴질 때 환자는 대접받는 느낌을 받게 된다.

상상훈련을 하라
예기치 못한 상황이 닥쳤을 때 당황해서 실수를 하는 경우가 많다. 진료 중 일어나는 응급상황은 차치하더라도 상담 중에 혹은 전화를 하다가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병원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상황에 대해서 평상시에 훈련을 하는 것이 의외로 도움이 된다.

옆 차선의 차가 갑자기 끼어들 수도 있다는 상상을 하면서 조심해서 운전하는 것이 방어운전이다. 환자에 대해서도 환자의 성격상 예측 가능한 상황에 대한 행동, 멘트 등을 어느 정도 준비하는 것이 좋다.

물론 오랜 경험이 쌓여야 가능할 수 있지만 상상훈련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도 있다. 직원들이 흔히 얘기하는 JS(진상)환자의 경우 닥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상상해서 그에 맞는 대응을 준비해 놓으라고 한다. 위기를 만들지 않는 것 보다 오히려 위기를 잘 극복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도 있다.

특별하다고 느끼게 하라
본인과 같은 실전 임상의에게 소망이 있다면 모든 진단이 교과서에 딱 맞아 떨어지고 그 결과 치료 또한 모두 똑같이 진행되어 환자나 보호자에게 교과서의 내용대로 치료가 진행되고 예후가 결정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환자의 치료는 치료 기술을 떠나 환자의 체질, 병력, 현 건강상태, 협조도 등에 따라서 모두 다른 결과를 보인다. 따라서 환자에게 접근하는 방식 또한 아주 개별적이어야 하고 그래야 환자는 자신만의 ‘특별한’ 맞춤형 치료라고 느낄 수 있다.

실제로 이런 맞춤형 의학(tailored medicine)은 10만개의 유전자와 그 속에 질서 정연하게 늘어선 30억 쌍의 염기서열을 밝혀내는 인체 유전체사업(Human Genome Project, HGP)을 통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맞춤의료는 환자개인의 의학적 요구를 객관적 데이터를 기초로 하여 분석하게 되고, 의사는 임상적 판단 및 진행을 진행하지만 결국 중심은 환자가 되는 것이다.

치과 치료도 전신적인 건강상태와 아주 긴밀한 관계에 있기 때문에 전신질환 및 약물치료, 치과적인 환자의 관심과 구강위생관리 능력, 경제력 등과 맞물려 진정한 환자맞춤진료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환자가 자신만을 위한 맞춤의료를 느끼면 이제는 ‘특별한’ 관계가 형성된 것이다. 치과만의 진정한 맞춤진료에 대해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와 관심이 필요하다. 너무 앞서 나갈 필요도 없다.

지금 찾아오고 있는 환자부터 차근차근 그 사람에 최대한 맞춰주고 환자 개인의 경험을 중요시하면 된다. 원장의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 리더의 그릇을 넘어서는 조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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