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칼럼] 당뇨환자가 치과를 더 자주 와야하는 이유 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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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칼럼] 당뇨환자가 치과를 더 자주 와야하는 이유 ⑴
  • 김지웅 통합치과전문의
  • 승인 2023.06.09 17:52
  • 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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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이 더욱 조심해야 하는 질병이 당뇨병이다. 당뇨병의 만성 합병증은 오랜 시간에 걸쳐 나타나며, 인체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얼핏 연관성이 없을 것 같은 치아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치며 치과 진료 시에도 더욱 주의를 요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김지웅 통합치의학 전문의로부터 당뇨환자의 치과치료에 대한 원고를 이번 호부터 4회 연재한다. 
글 | 김지웅 원장(통합치의학 전문의)

본 칼럼에서는 당뇨 전 단계를 포함한 당뇨환자 및 그 보호자, 당뇨환자를 치료해야 하는 치과종사자들에게 당뇨와 치과치료에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여 치과 치료를 할 때, 받을 때 도움이 되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당뇨 위험군이 구강관리의 중요도가 더 큰 이유와 치과치료 시 당뇨환자들의 특이적인 주의사항을 상세하게 설명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당뇨와 관련된 치과계의 최신 연구 성과를 문헌조사해보고, 그에 따른 미래의 치료 방향을 살펴보며 기획 칼럼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1. 당뇨의 정의 및 국내통계
당뇨는 혈액으로 들어온 포도당을 세포가 흡수하도록 하는 호르몬인 '인슐린'의 분비기전 장애로 인해 혈당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만성 대사성 질환이다. 
흔히 소아당뇨로 불리며 인슐린이 선천적으로 분비되지 않는 1형당뇨와 환경적, 유전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비정상적인 인슐린이 생산되거나 인슐린을 수용하는 세포 수용체가 문제가 생긴 2형당뇨로 나뉜다. [그림 1] 당뇨는 현재까지 치료제가 없는 질환으로, 꾸준히 혈당을 강하시키는 약물이나 강하제로 정상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방법이다. 두 당뇨의 발생 기전은 다르지만, 혈중 포도당 농도를 높여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하는 것(*상세 내용은 2부에서 설명)은 동일하다. 본 칼럼에서는 당뇨로 인한 합병증을 전반적으로 다룰 것이므로, 두 타입을 구분하지 않고 설명한다.
대한 당뇨협회의 2023년 통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당뇨환자는 대략 600만 명 정도이다. 이는 인구의 10명 중 1명은 당뇨를 앓고 있다는 뜻이다. 더불어 이 수치는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그에 따라 유병률도 꾸준히 상승하여 2022년 기준 17% 정도를 기록하고 있다. [그림2]
도입부의 설명처럼 당뇨는 전신적인 대사 증후군을 유발하여 당뇨 환자가 다양한 합병증에 노출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상식이 되었다. 즉, 당뇨는 그 자체로 위험하다기보다는 질환을 방치하는 과정에서 전조증상이 없이 신체가 다발성으로 파괴된다는 것이 핵심이다. 환자들은 다양한 합병증을 조기에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구강 합병증과 관련해서는 그 중요성이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 환자는 치과치료를 상대적으로 등한시하여 구강건강이 손쓸 수 없는 상태에 이르러서야 치료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으며, 구강환경의 파괴로 정상적인 에너지 공급에 문제가 생기거나, 다양한 외부 환경의 감염에 쉽게 노출되면서 전신건강의 악화를 가속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따라서 치과에 내방 시 당뇨환자가 어떤 구강합병증에 노출되며, 이를 어떻게 예방하고 어떤 방식으로 치료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료진과 환자 모두의 관심이 필요하다.

2. 당뇨환자들이 치과를 자주 와야 하는 이유 
앞서 설명한 대로, 당뇨로 혈당이 높아진 상태는 그자체로는 즉각적인 질환을 유발하지는 못한다. 다만, 혈액 내 포도당의 수치 증가로 인해 혈액이 정상인보다 끈적해진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수도관에 흐르는 물이 꿀이 되었다고 생각하면 쉬울 것이다. 
우리 몸의 구석구석은 혈액으로부터 1분 1초도 쉴 틈 없이 양분을 받고 노폐물을 내뿜으면서 체내의 항상성(*항상 일정한 성질을 유지하려는 상태)을 유지한다. 한겨울, 한여름 모두 체온이 일정한 범위 내에서 유지되는 것이 그 대표적인 예시이다. 이때 만약 혈액이 꿀처럼 끈적해진다면, 신체 여러 기관들에 필요할 때 혈액이 도달하지 못하여 양분은 결핍되고 노폐물이 쌓이게 되어 신체가 적재적소에서 작동하지 못하게 된다.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면 세포의 괴사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며 혈액이 저류하기 쉬운 전신 말초기관에 당뇨발, 당뇨 망막병증 등의 합병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당뇨가 다른 질병들보다 더 무서운 점은 ‘다발성으로’ 증상이 발생하고, 통증과 같은 전조증상이 미약해 상태가 심각해질 때까지 방치되기 쉽다는 점이다. 또한, 혈액의 저류현상으로 대사를 활발하게 진행하는 면역세포, 줄기세포 등도 에너지 공급을 받지 못해 활성이 제한되므로 한번 합병증이 생기게 되면 감염으로 인한 염증 상태가 잘 낫지 않으며, 자연 치유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도 큰 문제점 중 하나이다.
당뇨 합병증은 주로 혈액의 공급처인 심장과 거리가 멀고 혈액의 지속적인 순환이 필요한 신체 말단기관에 더 큰 영향을 미쳐 그에 대한 후속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어 왔다. 손발의 괴사, 당뇨성 망막병증, 당뇨성 말초신경병증 등이 있다.     
그러나 비슷한 위험성을 가지고 있는 말단기관인 구강 내 당뇨 합병증은 비교적 그 중요성이 부각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구강은 다른 말초 장기들과는 다르게 상피세포가 외부환경과 개통되어 있는 구조로, 음식물을 섭취하거나 호흡 중 발생하는 냉,온의 가혹한 환경, 세균, 바이러스 등 각종 감염원으로부터의 노출 등 다양하고 강력한 자극원에 상시 노출되어 있다. 
따라서 짧은 주기로 끊임없이 손상되고 회복되는 사이클을 반복하며, 이 사이클이 조금이라도 저해되면 감염으로 인한 염증상태가 유발된다. 당뇨로 인해 치유기전이 더뎌지면서, 치주또는 치수 조직의 염증상태가 지속되면 치조골, 치근단, 치주 등이 다방면으로 녹아내리고 치아우식의 유병률이 증가하는 현상이 생길 수 있다. 이를 당뇨성 치주염, 당뇨성 치아우식이라고 한다.
추가적인 문제는, 구내 합병증이 대부분 무증상인 상태로 진행되어 상당수가 손쓸 수 없이 심한 상태에 이르러서야 치과에 내원한다는 점이다. 
당뇨성 구강질환도 당뇨의 심도가 클수록 정상에 비해 치유가 더디며 치료효과가 획기적으로 감소하므로 더 상태가 나빠지기 전에, 치과 내원주기를 짧게 하여 꾸준히 관리를 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추가적으로 당뇨성 구강질환을 앓지 않으나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당뇨 환자의 경우도 치과 내원주기를 짧게 하여 구강상병의 완벽한 예방을 목표로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문헌조사를 통해 종합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당뇨성 구강질환 환자의 경우 내원주기를 1~3개월 이내로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는 환자의 청결도, 식습관, 당뇨의 심도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의료인 및 환자들이 알아야 할 핵심은, 당뇨환자의 구강상피는 감염에 취약하고, 만성 염증상태이므로(*2부에서 상세히 설명) 음식물 등의 감염상태로 인한 치은염에서 치주염으로 이환되는 현상, 치주염 이외에 치아 우식을 포함한 다양한 구강상병의 발현 및 진행양상이 정상인보다 훨씬 빠르고 그 확률도 높다는 것을 인지하여, 구강 내 다양한 병적 변화를 당뇨와 관련시켜 판단하고 민감하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3. 당뇨와 치과질환, 전신질환의 연관성에 대한 문헌조사
이와 같이, 당뇨가 구강상병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그 연관성이 다양한 논문들을 통하여 검증되어 왔다.
주목해 볼 것은, 역으로 구강상병들이 당뇨의 악화와 더불어 다른 당뇨 합병증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이 최근에 추가적으로 밝혀지고 있다는 점이다.
만성적인 구강감염상태는 면역계를 교란시키고, 인슐린이 포도당을 혈액에서 세포로 보내는 작용 기전상의 오류를 불러일으킨다.(*상세한 기전은 2부에서 설명) 이는 혈액 속 포도당을 세포로 수용시키는 인슐린과 세포에 존재하는 인슐린 수용체의 변이를 더 빈번하게 유발시켜 당뇨의 심화를 유발하며, 당뇨합병증들의 진행속도를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죽상동맥경화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동맥에 콜레스테롤이 축적되고 경화되어 발생하는 죽상동맥경화증의 경우, 콜레스테롤, 이상지질이 동맥의 침착을 유발하는 요인 중 하나가 당뇨성 구강질환으로부터 생긴 감염원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이렇게 생긴 죽상경화반은 혈액의 저류를 더욱더 심화시키므로 당뇨를 더 악화시키는 양성 피드백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즉, 임상적으로 치과적 질환을 잘 조절하면 죽상동맥경화증과 같은 합병증의 발병률을 감소시킬 수 있고, 이는 당뇨의 치명률을 떨어뜨릴 수 있게 되어 신체의 혈당 조절 능력을 향상 시킬 수 있다고 생각되며, 이는 많은 논문들을 토대로 검증되고 있는 중이다.**

더 나아가 당뇨와 구강상병의 추가적인 연구 결과에 따르면, 치수질환도 당뇨병과 상호 관련이 있음이 밝혀지고 있다.***    
치수는 혈관, 신경이 밀집하게 분포한 구조로, 상아질과 근접한 층부터 순서대로 odontoblastic zone, cell free zone, cell rich zone, 중심 치수 이렇게 크게 4층으로 나뉜다. odontoblastic zone과 cell rich zone에는 각종 줄기세포가 풍부하게 존재하면서 치아가 외부적 환경요인에 의해 자극을 받을 경우 즉각적으로 반응할 수 있는 구조를 지니고 있다.

즉, 치수는 복잡하게 구성된 조직분포를 이용해 외부환경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구조물이다. 이는 당뇨로 유발된 염증 매개체가 발현되어 전신적인 영향을 주기 시작하면, 치수의 구조적 구성 요소의 즉각적인 변형을 초래 할 수 있음을 가정 할 수 있다. 이러한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치수 내부에 특이적으로 존재하는 kallikrein, alkaline phosphatase, myeloperoxidase, collagen 등 물질의 정상 대조군과 당뇨 환자군에서의 차이를 비교하는 실험이 시행되었고, 그 결과 유의미한 차이를 보임이 확인되었다. [그림6]

4. 결론
당뇨는 만성 전신성 대사 증후군으로, 선천적으로 인슐린이 생산되지 않는 1형당뇨와 후천적인 습관, 환경 등으로 인슐린이 기능을 잃은 2형당뇨로 나뉜다. 두 당뇨 모두 혈중 포도당 수치를 높여 혈액의 순환을 저해하며, 이로 인해 다양한 전신성 합병증이 나타난다.

혈액의 원활한 순환이 필요한 구강 내부도 당뇨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으므로 그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어 왔고, 치주질환과 치아우식 등이 당뇨성으로 발병하는 경우가 존재할 수 있음이 증명되었다. 더 나아가, 구강환경의 변화가 당뇨 및 당뇨로 일어나는 합병증을 더욱 가속화 할 수 있음도 밝혀지고 있어, 당뇨환자에서 구강관리의 중요성이 매우 강조되어도 부족함이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구강환경과 당뇨환자의 전신은 유기적으로 작용하여 상호 영향을 줌을 문헌조사를 통해 확인해 보았고, 다음 칼럼에서는 다양한 구강상병들을 당뇨와 관련지어 당뇨의 영향력에 대해 파악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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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건 2023-06-14 20:41:57
좋은글 잘읽고갑니다~

헬마 2023-06-12 18:51:39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다음 칼럼도 기대가 됩니다.

민윤기 2023-06-12 18:42:24
좋은 글 감사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최정빈 2023-06-12 17:51:14
좋은글 잘보고 갑니다

이재원 2023-06-12 16:58:47
좋은 칼럼 감사합니다. 다음 글도 많이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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