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칼럼] 당뇨환자가 치과를 더 자주 와야하는 이유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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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칼럼] 당뇨환자가 치과를 더 자주 와야하는 이유⑵
  • 김지웅 통합치과전문의
  • 승인 2023.07.05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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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이 더욱 조심해야 하는 질병이 당뇨병이다. 당뇨병의 만성 합병증은 오랜 시간에 걸쳐 나타나며, 인체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얼핏 연관성이 없을 것 같은 치아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치며 치과 진료 시에도 더욱 주의를 요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김지웅 통합치의학 전문의로부터 당뇨환자의 치과치료에 대한 원고를 받아 연재한다. 
글 | 김지웅 원장(통합치의학 전문의)

이전 칼럼에서는 당뇨라는 질환의 전반적인 개론과 더불어, 당뇨환자들이 치과를 자주 와야 하는 이유를 구강건강의 측면, 전신건강의 측면에서 함께 살펴보았다. 
요약하자면, 당뇨환자의 경우 구강 내 감염과 전신감염성 합병증들이 상호 연관을 주어 악화를 가속화한다. 따라서 구강관리 주기를 빈번하게 하며, 구강 상병의 예방에 더더욱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점을 논문을 통해서 검증하였다. 그리고 그 대표적 예시로, 구강상병은 당뇨성 치주염과 치아우식, 전신질환은 죽상동맥경화증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번 칼럼에서는 이 이외에 구강 점막 질환, 구강 건조증, BMS, 미각 장애, 구취, TMD, 임플란트 주위염 등 다른 잠재적인 구강상병에 대해서 좀 더 심도 깊게 평가해 볼 것이다.

1. 인슐린 저항성
당뇨가 유발된 경우, 인슐린의 고장이나 결핍으로 세포는 인슐린을 제때 공급받을 수 없으며, 이는 점차적으로 세포의 인슐린수용체의 활성이 감소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그림1]
인슐린 저항성으로 인해 세포가 고장이 나기 시작하면서 만성 합병증들이 시작된다. 

2. 이상지질혈증, 고혈압
인슐린 저항성은 세포의 포도당 수용 기전을 차단하고[그림1], 이로 인해 세포는 에너지 결핍에 따라 망가지기 시작한다. 이는 이차적으로 다양한 비정상적인 대사산물들을 형성하게 되는데, 대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 이상지질혈증이다. 콜레스테롤은 고밀도(HDL)와 저밀도(LDL)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뉘며, 주로 죽상반을 형성하여 혈관에 축적되는 나쁜 콜레스테롤은 저밀도 콜레스테롤이다. [그림2]
정상인에 비해 당뇨환자는 망가진 세포기능으로 인해 저밀도 콜레스테롤의 수치가 상승하여 혈액에 지질이 과다 분포하게 되고, 축적되는데 이를 이상지질혈증이라고 한다.
고혈당과 이상지질혈증의 이유 때문에, 당뇨에 걸린 환자들은 정상인에 비해 훨씬 더 흔하게 고혈압을 앓는다. 

3. 면역력 저하
면역계를 담당하는 대표적인 세포들인 다형핵 호중구, 대식세포, 단핵구, 림프구 등은 활발한 에너지 공급을 필요로 하는 세포들이다. 따라서 인슐린 저항성이 나타나면 면역세포들이 전반적으로 손상되기 쉽다. 면역세포들의 활동이 저하되면, 상피세포 및 내피세포 등 외부에 노출된 세포들에 세균이 부착이 증가한다. 이로 인해 당뇨환자는 감염에 더 취약한 상태가 되는 것이다. 
당뇨환자는 만성염증상태에 빠지기도 쉽다. 감염이 지속되면서, 상피 및 내피세포들은 면역세포를 모집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염증을 유도하는 인자인 사이토카인들을 분비한다. 
사이토카인은 면역세포를 감염부위로 이끄는 길잡이 역할을 하는 분자인데, 손상된 면역세포는 이에 반응을 하지 못하므로 상피세포는 더 많은 사이토카인을 분비하고 이는 만성적인 염증을 유발하게 된다.

4. 치주염, 치아우식 이외에 당뇨의 구강합병증 사례들
당뇨의 만성 합병증들은 상피세포를 만성 염증상태로 빠뜨릴 수 있고, 이는 전체 구조가 상피로 이루어진 구강이 감수성이 클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치주염의 경우는 당뇨 합병증의 대표적 질환이라고 인정받는 위치까지 연구가 진행되고 증명되었다. 추가적으로 당뇨병과 치아우식증 사이의 연관성을 검증한 여러 문헌은 유병률이 증가했음을 보여주나 재현성이 떨어져, 아직까지는 정설로 인정받고 있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당뇨환자의 경우 호발하는 치주염으로 치근이 노출되어 치근 우식증에 취약해지는 현상, 타액의 감소 및 성분 변화로 인한 우식 예방 기능 저하 등은 밝혀진 사실이므로 당뇨의 경우 잠재적 우식 위험군으로 평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구강건조증의 유병률도 당뇨환자에서 증가하는데, 그 자세한 기전이 아직까지 밝혀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축적된 이상지질로 인해 침샘의 타액분비세포들이 압박을 받아 타액의 분비가 저하되며, 장기적으로는 침샘의 구조가 변한다는 가설이 유력하다. 
특히 가장 큰 침샘인 이하선이 그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것으로 생각된다.
구강 건조와 함께 흔하게 동반되는 질환인 구강 작열감 증후군도 당뇨의 직간접적인 영향권에 있다고 생각하는 연구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구강 작열감 증후군은 그 질환 자체가 원발성인 경우, 또는 구강이나 전신의 스트레스, 약물, 장애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병하는 이차성 BMS 모두 복합적인 상태가 얽혀있어 그 기전이 명확하지 않다. 
따라서 당뇨와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밝히기는 어렵다. 

당뇨병은 구강점막에 발생하는 다양한 병변들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특히 진균의 일종인 칸디다 균은 건강한 개인에게 공생하며 존재하고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지면 기회 감염을 일으킨다. 당뇨와 구강 칸디다 사이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조사하는 연구는 찾을 수 없었으나, 당뇨환자에서 칸디다로 발생하는 정중 능형설염, 의치 구내염, 구각염 등의 유병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각이 왜곡되거나, 부분적인 상실 또는 완전한 상실을 포괄하는 미각 장애는 매우 드문 질환이다. 성인인구의 유병률은 대략 1% 미만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어, 청각이나 후각 등 다른 감각기관의 장애에 비해 그 중요도가 떨어진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미각기능이 손상되는 경우는 급격하게 증가하는데 이는 노년기의 생리적 변화, 전신질환, 다양한 약물, 영양결핍 등의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보고되고 있다. 
당뇨병을 앓는 경우 미각저하증이 더 자주 관찰된다는 문헌보고가 있다. 화학적 또는 전기적 미각자극에 대해 당뇨병 환자는 정상인에 비해 역치가 높았다. 

즉 맛을 느끼는 기능이 상대적으로 둔화됨을 증명한 연구가 보고되었다. 이처럼 미각 기능이 감소하면 환자는 더 자극적이고 강렬한 식음료를 섭취하려는 경향을 띄게 되며, 이는 당뇨의 심화에 또 다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볼 만한 사항이다.
미각 기능장애와 당뇨에 대한 직접적인 메커니즘은 역시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구강건조로 인해 미각 감수성이 둔화된다는 것이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 혀에서 맛을 느끼는 세포인 미뢰세포가 당뇨로 인한 만성 염증상태에 취약해 사멸 또는 변성한다는 이론도 제시되고 있다.

당뇨 환자는 정상 대조군에 비해 여러 장기 및 조직에서 암 발병위험이 증가하며 암으로 인한 사망률도 증가한다. 이를 토대로 구강암도 마찬가지의 결론을 내릴 수 있다. 
다양한 국가의 연구에 따르면, 당뇨환자에게서 구강암의 유병률이 증가했다는 보고가 꾸준히 발표되고 있다. 당뇨로 인한 지속되는 구강 내 만성 염증과 감염상태, 면역계의 변이, 줄기세포의 퇴화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암세포에 대한 신체의 방어기전이 영향을 줄 것이라는 강력한 가정이 설득력이 충분히 있다. 하지만 당뇨와 구강암 사이의 상호 메커니즘은 아직까지 밝혀진 바 없으므로 후속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측두하악장애(TMD)도 당뇨에 의해 악화될 수 있다는 연구도 보고되고 있다. 당뇨는 다양한 세포와 조직의 기능 저하를 유발하는데, 혈류의 저해 측면에서 보면, 활발한 작용을 하는 조직일수록 당뇨에 의해 영향을 받기가 더 쉽다. 
턱관절에서는 결합조직이 이에 해당되는데, 한 연구에서는 측두하악 관절 장애의 유병률이 당뇨 환자에서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고, 턱관절의 관절 디스크로 향하는 모세혈관의 공급이 차단되어, 디스크가 더 얇아지고 약해지는 경향을 보임을 입증하였다. 

당뇨는 임플란트 주위염증의 위험도를 증가시킨다는 보고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그와 반대로, 당뇨환자의 임플란트 주위 골소실이나 치주파괴가 정상군과 비교해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는 의견도 다수 보고되었다. 
확실한 것은, 당뇨 환자의 경우 임플란트 주위 점막의 출혈 경향성이 더 높다는 것이다. 이것이 직접적으로 임플란트의 실패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지 몰라도, 반복된 출혈은 감염의 위험성을 크게 상승시키므로 당뇨환자의 경우 임플란트 관리에도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5. 결론
이번 칼럼에서는 당뇨로 발생할 수 있는 구강합병증에 대해 모두 알아보고, 그 연관성을 살펴보았다. 구강 점막질환, 구강건조증, 구강작열감증후군, 미각소실증, 칸디다증, 턱관절질환, 구강암, 임플란트 주위염 등 구강 내에 발생하는 대부분의 질환이 대체적으로 당뇨에 직간접적 영향을 받음이 여러 문헌이나 역학조사를 통해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정확한 메커니즘이 규명된 바는 없지만, 이처럼 구강상병의 대부분이 당뇨에 의해 그 유병률이 상승할 수 있다는 이론은 앞서 살펴본 내용들을 토대로 충분히 신빙성이 증명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당뇨병을 관리하는 내과주치의는 치과전문의와 협력하여 다양한 구강합병증에 대해 미리 대비하고, 당뇨와 구강합병증의 상호 작용에 의한 전신질환의 심화도 또한 대비해야 한다. 
치과 전문의도 당뇨를 앓는 환자의 치과치료 시 위와 같은 당뇨의 특성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고, 치료를 진행할 때 당뇨가 조절된다 하더라도 당뇨로 인한 2차적인 전신질환의 발병 및 심화를 염두하며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이는 다음 칼럼에서 상세히 다뤄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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