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톡] 경희대학교 치의학전문대학원 치주과학교실 허익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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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톡] 경희대학교 치의학전문대학원 치주과학교실 허익 교수
  • 신용숙 기자
  • 승인 2009.09.29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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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바탕 임상 치주과학』...“임플란트 하나 더 권하기보다 존경받는 치과의사가 되기 위한 고민이 필요해요”

경희대학교 치의학전문대학원 치주과학교실 허익 교수가 『증거-바탕 임상 치주과학』을 출간했다. 본 서는 치주 영역의 베스트셀러 『치주치료에서 임프란트까지』의 제2판 격으로, 이론적 배경과 출처를 보다 꼼꼼하게 수록해 객관성을 확보하는 데 노력을 기울인 책이다. 책 제목을 ‘증거-바탕 임상 치주과학’으로 변경한 것도 여기에 기인한다.

특히 새롭게 추가된 장에서는 논쟁이 되고 있는 임플란트  관련해 ‘살릴 것이냐 뽑을 것이냐’에 대한 문제에서부터 심미, 그리고 ‘333 칫솔질의 오해’에 대한 시원한 대답이 수록돼 있어 독자들에게 흥미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하에서는 『증거-바탕 임상 치주과학』을 중심으로 저자 허 교수의 치의학 사랑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허익 교수

 

 

공부하는 게 재밌는 걸 보면 교수라는 직업이 천직
20년 넘게 대학에서 강의하고 공부를 했지만 아직도 공부하는 게 재밌어요. 제가 미생물과 조직학에 대한 관심이 많은데다가 환자 진료하는 것도 좋아하거든요. 그러다 보니 자연히 치주를 전공하게 되었는데, 잘 맞추어서 그런지 몰라도 저랑 잘 맞아요.
외국에 나갈 기회가 주어진다면 또 공부하고 싶은 걸 보면 직업 하나는 잘 선택한 것 같아요.  

 

기초질서 잘 지켜야 존경 받는 치과의사 돼
저는 매 학기 첫 수업을 기초질서 준수에 대한 강의로 시간을 할애하는데요. 대학생들임에도 불구하고 아주 기본적인 질서조차 잘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물론 처음엔 이런 이야기 꺼내는 것 자체를 싫어해요. 그러나 기본을 잘 지켜야 나중에 개업한 뒤 “돈 잘 버는 치과의사가 아닌 존경 받는 치과의사가 된다”라고 강조하면 강의실 분위기가 어느 정도 숙연해지죠.
생각해보세요, 기본적인 질서도 안 지키는데 어떻게 환자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치료를 한다고 장담할 수 있겠어요?
어떻게 보면 그런 것들이 기성세대들로부터 보고 배운 것일 텐데 씁쓸하고 부끄럽기도 하죠.

 

전공의들 대상 교육용 자료가 책의 토대
조교수가 되고부터 방학 때마다 전공의들 대상으로 주 2회 강의를 진행했어요. 물론 지금은 게을러지기도 했고 이것저것 바쁘다는 핑계로 주 1회만 진행하지만 그 당시만 해도 의욕과 열정이 누구 못지않았을 때였으니까요. 
강의 햇수가 늘어남에 따라 전공의들 교육용 자료들이 쌓이고 쌓여 책 한 권 분량으로까지 늘어났어요. 그러던 차 저로서도 좀더 체계적으로 정리할 필요성을 느꼈고 인연이 돼 이렇게 책으로까지 엮이게 되었죠.
이제까지 세 권의 책을 냈는데, 세 권 모두 제 손품이 들어간 것들이에요. 임상사진 정리에서부터 도표 및 일러스트 작업을 모두 제가 했거든요. 책 쓸 때마다 우리 딸이 “또 책 써?” 하면서 집에서까지 일하는 아빠에 대해 싫은 기색을 드러내지만, 뭔가 만들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일하면서 느끼는 재미와 성취감을 쉽게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거예요.

 

허익 교수는 조교수가 되고부터 방학 때마다 전공의들 대상으로 주 2회 강의를 진행해왔다. 강의 햇수가 늘어남에 따라 교육용 자료들이 책 한 권 분량으로까지 늘어났는데, 사진 속 빛바랜 종이뭉치들이 바로 『치주치료에서 임프란트까지』의 근간이 된 자료라고 한다. 

 

치료 노하우 공개하고 각 장마다 요약정리해 독자의 편의 도모한 『증거-바탕 임상 치주과학』
『증거-바탕 임상 치주과학』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기울인 책이에요. 단순히 임상 경험을 풀어놓는 것은 쉬워요. 그러나 제시한 경험의 객관성과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뒷받침해줄 증거 자료들이 뒤따라야 하는데, 이번 2판 작업에서 그 부분에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어요. 예상보다 책 출간이 늦어진 것도 참고문헌과 증거들을 찾는 작업 탓이었죠.
2판을 준비하면서 『치주치료에서 임프란트까지』의 책을 처음부터 다시 정독했어요. 참 부끄럽더라구요. 첫 책이다 보니 오탈자와 자연스럽지 못한 문장 흐름도 눈에 많이 띄었고, 그사이 학설이 바뀌거나 새롭게 등장한 개념도 있었거든요. 활자화돼 손을 벗어난 책은 더 이상 수정이 안 된다는 생각이 들다 보니 좀더 책임감이 생기기도 했고요.
책 자랑 같아 뭣하긴 하지만, 전공의들은 전공의들 나름대로 참고문헌들이 자세하게 제시되어 있어 도움이 많이 된다고 말하고, 시간에 좇기는 개원의들은 각 장마다 핵심이 요약정리돼 있어 눈에 잘 들어온다며 이메일을 보내오기도 해요. 별말 없는 이메일이라도 피드백이 오니깐 기분은 참 좋더라구요.

 

 

자연치아를 보존할 것인가, 발치 후 임플란트를 심을 것인가
이 책은 단순히 수정에 머물지 않고 새로운 내용들을 추가하기도 했어요. 심미와 임플란트가 여기에 속할 텐데, 한마디로 근거가 충분하지 않는 ‘경향’을 뒤따르기보다 증거로 무장된 술식에 기초해 환자를 진료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볼 수 있어요.
인기에 영합하는 풍조를 따르는 것은 궁극적으로 치과의사 자신에게나 치과계 전체로 봐서도 득이 될 수 없거든요.
특히 보존이 가능한데도 불구하고 발치 후 임플란트를 권하는 것은 치과의사로서의 자질을 의심해봐야 해요. 제가 새 학기 첫 강의 시간에 기초질서 준수에 대해 열 올려 강의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볼 수 있죠.

 

새로운 칫솔질 개념 소개하고 333 칫솔질에 대한 오해 밝혀
이 책에서 저는 칫솔질에 대한 오해 및 새로운 개념을 소개하기도 했어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333 칫솔질은 엄밀히 말하면 ‘확실한 정답’이라고는 볼 수 없어요. 하루 세 번 식후 3분 이내 3분 동안 닦아야 치아를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다고 알고 있는데, 사실 정확한 칫솔질로 하루 두 번만 닦아도 치아 건강에 별문제가 없거든요.
식후 닦는 것은 음식 냄새를 없애기 위한 목적이 크거든요. 게다가 개인의 구강 상태에 따라 식후 닦아야 하는 환자가 있고 그렇지 않아도 되는 환자가 있기도 해요.
개원의들 대상으로 가끔 강의를 하다 보면 치과의사들임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칫솔질법을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 드물더라구요. 이 같은 현상은 개원해서도 꾸준히 공부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는 것을 제시하는 반증이라 할 수 있죠.


『증거-바탕 임상 치주과학』은 허 교수의 증례 중 성공한 사례만 수록돼 있지 않다. 이와 관련해 허 교수는 “치료하면서 미흡했던 부분을 함께 언급해 임상에 직접 도움이 되도록 고려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대학에 있다 보니 케이스의 축적 및 통계가 유리한 면도 없지 않지만 개원가에서도 자기 발전을 위해서라면 케이스를 축적하고 분석하는 데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해 끊임없이 공부하는 자세를 역설하기도 했다.  

한편 허 교수는 『치주바탕- 임프란트』의 개정 작업을 앞두고 있어 한층 더 풍성해질 『치주바탕- 임프란트』 제2판을 기대해봐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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