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호근 선생의 월요편지㉒ 암스테르담 국립치과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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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호근 선생의 월요편지㉒ 암스테르담 국립치과대학
  • 권호근
  • 승인 2020.06.30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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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호근 선생의 월요편지㉒

안식년 도시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택한 이유는 우리 교실과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초기 우식증 진단기구인 Q-ray를 개발한 Inspektor사가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암스테르담 국립치과대학(Academisch Centrum Tandheelkunde Amsterdam:ACTA) 전 학장인 텐카테 교수 역시 예방치과학 전공이라는 인연 때문이기도 합니다. 한편 또 다른 이유는 최근에 신축한 치과대학과 병원건물이 첨단 개념으로 건축된 건물이라는 점이 궁금하여 방문해 보고 싶었습니다.

‘디자인의 도시’라는 명성답게 외관이나 내부 설계 디자인 모두 획기적으로 아름다운 건물입니다. 에스컬레이터를 중심으로 전면은 병원 건물, 후면은 대학 및 연구실로 설계되어 임상진료실과 교수 연구공간이 한 층에 배치되어 동선이 매우 짧습니다. 따라서 임상연구를 하는데 아주 좋은 구조입니다. 병원은 문 없이 전 층 개방된 구조로 시원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당장 미술관으로 사용해도 좋은 아주 세련된 건물입니다.
그러나 한국같이 계절 별로 기온 변화가 심한 지역에서는 에너지 비용이 많이 들고 개방적인 구조 때문에 보안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병원 입구에서 철저한 신분 검사를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한계 또한 있지만 우리 대학도 공간 재배치를 할 경우 참고할 점은 충분히 있습니다. 저는 학교 건물일수록 돈을 충분히 투자하여 아름다운 건물을 지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공간은 거주하는 사람의 의식을 투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연세대학교 건물 중 치과대학 병원은 최초로 인테리어 개념을 도입하여 지은 건물입니다. 이후로 신축하는 연세대학교 건물들의 설계 수준이 많이 향상되었습니다.
암스테르담 국립치과대학이 교육에 있어서 특이한 점은 모든 임상실습 교육을 가상환자 시스템(Virtual system)을 사용하여 교육시키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시스템을 도입한 이유는 학생 임상실습 환자 수급이 어렵다는 현실적인 이유와 함께 객관적인 학생 평가가 가능하다는 점 때문입니다.
가상 환자에 대한 증상과 방사선 사진 문진 결과가 주어지면 학생들은 이를 바탕으로 치료 계획을 세웁니다. 그 계획에 따라 컴퓨터 시뮬레이션 진료대에서 치료를 하면 그 즉시 평가 결과가 나옵니다. 따라서 포괄적 치료 계획을 세우는 교육을 할 수 있고, 임상 지도교수도 필요 없기 때문에 교수 인건비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제가 직접 해보니 상당히 현실감이 나는 시스템입니다. 텐카테 교수에 따르면 현재 임상실습교육에 있어서 장점이 더 많다고 합니다. 비행기 조종사 교육훈련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회사와 현재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정말 실제와 같은 가상 환자 교육 프로그램이 개발되리라고 생각됩니다.

점차 학생 임상실습 환자 수급이 어려워지는 한국의 현실과 임상 실습 국시 도입이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도 국시 실기시험에 10년 후엔 도입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국립대학이야 국가 예산으로 도입하면 되지만, 대당 2억 원 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진료대 가격을 생각할 때, 치과계 외부환경은 점차 악화되는 상황에서 재정이 열악한 사립대학의 경우는 상황이 다릅니다. 또 다른 투자요인이 발생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이 먼저 앞서기도 합니다.
2015년 1월 12일

권호근 선생은 연세대학교 치과대학을 졸업하였고, 모교에서 예방치과학교실 초대 주임교수, 치과대학장, 치의학대학원장 등을 역임했으며, 지난 2018년 8월 정년퇴임했다.
이 글은 퇴임과 함께 출간된 ‘권호근 선생의 월요편지(참윤퍼블리싱)’에 실린 내용으로, 동명의 타이틀로 매월 선별해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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